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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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는 조용한 곳으로 떠나고픈 타에코는 어느 날 남쪽 바닷가의 조그만 마을로 여행을 떠난다. 그곳에서 맘씨 좋은 민박집 주인 유지와 매년 찾아오는 수수께끼 빙수 아줌마 사쿠라, 시도 때도 없이 민박집에 들르는 생물 선생님 하루나를 만나게 되고, 타에코는 그들의 색다른 행동에 무척 당황하게 된다. 아침마다 바닷가에 모여 기이한 체조를 하는가 하면 특별한 일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는 그들이 이상하기만 한 타에코. 그곳 사람들에게 질린 그녀는 결국 참지 못하고 민박집을 바꾸기로 하는데.<출처: 네이버 영화 '안경'의 시놉시스>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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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서 가장 조용한 바닷가 마을에서 펼쳐지는 맛있는 이야기" 영화 <안경>은 이런 영화다. 쉬고, 먹고, 사색을 즐기는 게 전부이다. 주인공인 타에코가 여행 중 머무를 게스트 하우스로 남쪽 바닷가의 조그마한 마을에 도착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마을의 분위기 자체도 시끄럽지 않고 정적이며, 마을 사람들도 이상하리 만큼 친절하고 유별나다. 타에코는 이런 분위기가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 그녀는 그들과 함께 아침체조를 하고, 입에 대지 않았던 팥빙수까지 먹으며 마을 사람들에게 녹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타에코씨는 여기에 왜 온 것이냐."라는  물음에  "그냥"이라는 답변을 남긴다. 그러자 하루나는  "사색에 잠기려고 온 것이 아니라고?"라는 답을 들려준다. 생각해 보면 <안경>이라는 영화에서 사색은 잊을만하면 등장하는 단어이다. 마을 사람들 모두 각자의 사색을 보내고, 그만큼 사색을 중요시하는 듯했다. 대체 이 영화에서 사색은 무슨 의미일까. 그리고 이런 슬로 무비의 제목이 안경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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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타에코는 의도치 않게 안경을 벗어던지게 된다. 그러나 그녀는 그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나는 이 장면에서 왜 영화의 제목이 사색이나 바닷가가 아닌 <안경>이 된 것인지 깨달았다. 이 영화에서 사용된 '안경'이라는 요소는 현대인들의 마음의 벽, 혹은 불안감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바쁜 현대 사회에서 벗어나 마을 사람들과 함께 '느림의 미학'을 깨달은 타에코는 결국 '안경'을 떨쳐버리고, 드디어 진정한 자유를 맞이하게 된다.

 영화를 다 보고 나니 주인공인 '타에코'가 바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대표격으로 다가왔다. 이런 타에코가 처음부터 마을 사람들의 느림의 미학을 이해하는 데는 당연히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마을에서의 식사도, 체조도, 모든 것들을 낯설게만 느꼈던 그녀가 결국에는 그들과 같이 사색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된 것처럼, 영화 <안경>은 바쁘게 흘러가는 인생일지라도 일상에서의 여유, 사색(휴식)을 잊지 말라는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달해 주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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