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이 제목만 봐도 어느 나라의 작품일지, 어떤 장르일지, 무슨 내용일지 상상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아마 그 상상은 현실이 될 것이다. 표지만 봐도 상상은 확신이 될지도 모른다.

 

@영풍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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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이 책은 일본에서도, 한국에서도 베스트셀러에 올랐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생각지 못한 큰 반전이 숨겨져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어떤 내용도 미리 알지 못한 채 봐야겠다면서 읽었다. 하지만 내용이 진행되고 진행되어도 반전이 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았다. 나는 정말 어떤 내용도 모른 채로 읽고 싶어 책 뒤표지는 보지도 않고 읽었었다. 왜 항상 책 뒤표지에는 호기심 자극과 추천글의 명목으로 중요한 사실을 미리 알려주곤 하지 않는가. 그런데, 책을 읽다 실수로 봐버린 뒤표지에는 주인공이 기억을 잃는 병에 걸렸다는 사실에 버젓이 나와 있었다. 너무 황당했다. 아니, 이렇게 모든 걸 그냥 알려주는 책이 어디 있단 말인가. 그럼에도 왜 사람들은 이 책을 사랑하는 것인지. 책의 매력을 너무 알고 싶어졌다.

나는 “짱프피”라고 불릴 정도의 감수성을 가지고 있다. 사실 감수성보다는 문학적 눈물이 많다. 내 안구 건조증은 문학을 좋아하는 나의 성격과 문학적 눈물이 많은 신체구조의 부조화로 생겼을 것이다. 어느 정도로 눈물이 많은지 예시를 들어보자면. 나는 아직까지도 애니메이션 극장판을 보고 운다. 아주 펑펑. 영화는 자고로 마지막에 눈물이 앞을 가려 화면이 안 보일 정도로 우는 맛에 보는 것 아니겠는가. 그리고 나는 “신데렐라”극장판을 보고도 행복하게 끝난 것이 기뻐 울었다. 이 땐 펑펑까진 아니었다. 화면은 잘 안 보였지만 말이다. 암튼, 이런 나도 이 책을 읽고는 울지 않았다! 울려면 울 수 있었을 것 같지만, 참고 참아도 눈물이 나올 정도는 아니었다. 그 이유는 기승전결을 이미 너무 알 것 같아서, 다음 내용이 예측이 되어 첫 장부터 슬펐었기 때문이다. 내 슬픔을 억지로 꺼내지도, 울리지도 않고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다. 이게 바로 이 책의 매력인 것 같다.

인스타 릴스, 유튜브 숏츠, 오징어 게임 등등 짧고, 자극적이고, 새로운 재미와 감동에 지쳐있는 지금. 이 책은 마치 아무도 읽지 않아도 된다는 듯 홀로 90년대 사랑 이야기처럼 어떻게 보면 뻔한 이야기를 아무 반전 없이 아주 뻔하게 그리고 잔잔하게 이야기한다. 그런 당당함과 알면서도 도망치거나 바꾸지 못하고, 다음 책장의 이야기를 마주해야 한다는 슬픔이 이 책을 놓지 못하게 만들었다.

 

@네이버 영화
@네이버 영화

 

곧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영화가 개봉한다고 한다. 아무래도 책 내용과 약간 변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았지만, 나는 이 영화도 보러 갈 예정이다. 마치 스위스의 호수처럼 눈물 나게 아름다운 사랑을 여전히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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