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네이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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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9일 제22대 대통령선거가 끝나고 정권이 교체되었다. 드디어 자기 손으로 대통령을 뽑을 수 있어 기뻤던 유시민 작가와는 달리 첫 대선 투표를 앞두었던 내 심정은 조금 걱정스러웠다. 20세기 끝자락에 태어나 민주화나 산업화 전선에 뛰어든 적도 없는 내가 과연 어떤 관점으로 현재 권력구조를 이해하고 바라보아야 하는지 고민이 많았다. 도대체 저 양당 지지자들이 하는 말은 무슨 의미이며, 그들의 대립은 무엇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른 채 중심을 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휩쓸리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 정치구조의 근간을 아는 것은 매우 중요했다.

전쟁과 분단의 참화 이후 대한민국은 빠르게 도약했다.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이 피기를 바라는 것과 마찬가지였던 험지 대한민국의 눈부신 경제성장 과정은 비단 우리나라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하나의 성장 신화가 되었다. 세계인이 주시하는 가운데 우리는 보란 듯이 경제발전을 일궈내고 자유와 민주주의를 쟁취했다. 기성세대는 이를 보고 격세지감이라고들 한다. 마냥 틀린 말이 아닌 게 옛날처럼 굶거나 헐벗고 다니는 사람도 없고, 포장마차에서 술안주 삼아 정치인 욕을 해도 잡혀가는 일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21세기 현재는 누구든지 개인이 가진 사상과 가치관을 자유롭게 피력하고, 자유를 주장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휩쓸리기 쉬운 세상이다. 수없이 많은 정보와 의견들 속에서 꼿꼿이 자기중심을 잡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 않은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촉수를 세우고 대중의 척도에 휘둘리지 않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스스로 생각할 수 없고, 자기와 맞지 않는 가치에 휩쓸려 예전처럼 또 특정 한 사람이 권좌에 앉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구악을 답습하게 할 수 있다. 지난 세대들이 그토록 희구하고 일궈낸 민주주의 공화국은 자주적인 시민들을 주체로 하지 않을 때 빈 허울에 지나지 않는다.

출처- 김연주
출처- 김연주

현재의 자유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수없이 많은 피땀을 흘린 지난 세대들을 뒤이어 이젠 내가 대한민국 역사의 흐름 속에 있다. 민주화 세력의 일원으로 살아온 유시민 작가가 <나의 한국 현대사>를 저술하면서 산업화를 성취했던 고령 세대의 정서와 가치관을 더 많이 이해하게 됐다고 했다. 나 또한 이 책을 통해 현 세대를 살아가는, 혹은 살아낼 청년으로써 무엇을 행해야 하며 어떤 생각과 태도를 가져야 할지 생각하게 됐다.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한국경제의 발전과정과 현주소를 점검하고 변화의 가능성과 경로를 탐색하는 일이다. 또한 자신의 선택과 가치관, 그에 따르는 행동에 책임지는 법을 배워야 한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은 수많은 난제를 겪어왔고 앞으로도 겪을 것이다. 그때마다 우리는 무엇이 중요한지, 어떻게 해나가야 하는지 되새겨야 할 것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유명한 격언처럼 역사는 변하지 않지만 좀 더 나은 미래를 구가하기 위해서 우리는 시대가 간직해온 우리 역사를 아로새기며 다양한 시각으로 비판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적극적 비판이 사회가 진보적으로 전진할 수 있게 만드는 중요한 마중물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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