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의 이곳저곳

​ⓒ이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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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의 둘째 날이 밝았다.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한 날이다. 일본은 교통비가 비싸다. 대신에 교통 패스권이 있는데 이것을 사용하면 조금 더 저렴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우리도 패스권을 사용해서 이곳저곳을 다녔다. 이 패스권은 후쿠오카시 근처의 소도시인 다자이후에서도 사용이 가능하여 그곳에 다녀왔다. 후쿠오카는 도시 그 자체의 느낌이라면 다자이후는 작은 주택들과 아기자기한 상점들 많이 있어 소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작은 도시라 산책하면서 둘러보기 좋았다. 일본 특유의 감성이 담긴 집과 자동차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마치 일본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풍경을 보는 듯했다.

 

​ⓒ이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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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의 대표 관광지인 모모치 해변에도 다녀왔다. 해변에 예식장이 있는데 일본 여성이 결혼식을 열고 싶은 장소로 세 손가락 안에 든다고 한다. 아름다운 바다와 유럽풍 건물의 조화가 아름다운 곳에서 해변 결혼식이라니 듣기만 해도 낭만적이다. 왜 일본 여성들이 이곳을 결혼식장으로 삼으려는지 알 것 같다.

 

​ⓒ이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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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이나 호수를 좋아한다면 오호리 공원도 꼭 가야 한다. 이곳은 후쿠오카의 유명한 공원이다. 노을이 질 때 즈음 갔는데 호수에 비친 석양이 아주 아름다웠다. 이곳에서 산책하는 사람들과 강아지들을 보니 마음의 평화가 찾아오는 기분이었다. 친구와 함께 재잘대며 공원을 구경하고 있었는데 한 일본인 할머니가 한국인이냐고 물으시며 ‘대구’를 안다고 하셨다. 지금은 자세히 기억은 안 나지만 좋은 말씀을 해주시며 여행을 잘 즐기라고 말씀하셨다. 다른 나라 사람과 긴 대화를 나눈 것은 처음이라 너무 신기했다. 언어의 장벽이 있어도 할머니의 다정함과 온정이 느껴져서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 할머니 덕분에 오호리 공원의 기억이 더 좋게 남아있는지도 모르겠다.

 

​ⓒ이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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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기억에 남는 관광지는 캐널시티 하카타다. 이곳은 180m의 인공 운하를 따라서 다양한 건물이 늘어서 있는 대형 복합시설이다. 도시의 극장이라는 콘셉트로 1996년 4월 문을 연 아래 후쿠오카의 명소가 되었다. 특히 분수쇼가 유명한데, 사실 별 기대를 안 하고 갔다. 그냥 물 몇 번 뿜어내고 말겠지 하고 보러 갔는데 상상과는 전혀 달랐다. 스토리가 있는 영상을 가지고 해당 장면과 분위기에 맞게 음악이 깔리면서 분수가 올라온다. 분수의 움직임이 이야기와 잘 어울려 공연의 몰입감이 높다. 물의 화려한 움직임에도 놀랐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분수의 높이가 정말 높았다. 그렇게 높이 올라가는 분수는 살면서 처음 보아 정말 깜짝 놀랐다. 괜히 분수쇼를 보려고 온 사람들로 넘쳐나는 게 아니었다.

 

구체적인 계획도 세우지 않고 떠난 생애 첫 해외여행이었지만 길도 안 잃었고 현지인과 대화도 나눈 꽤 성공적인 여행이었다. 물론 첫째 날은 약간 실망스러웠지만, 본격적인 여행을 하면서는 그런 기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지금 생각하면 ‘일본어 단어 하나도 제대로 모르는데 어떻게 무작정 떠날 수 있었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20살 새내기 시절의 무모한 용기가 참 놀랍고도 그 도전정신이 기특하다. 용기를 냈던 많은 도전 덕분에 지금의 내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들면 무서워지는 것도 많아지고 용기가 부족해진다고 하는데 이때를 기억하며 무엇이든 도전해 보는 내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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