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만의 야유회

팔공산에 다녀왔다. 친구들과 1학기 종강 전부터 팔공산에 가자고 약속했었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 팔공산에 갈 만한 곳을 찾아봤다. 요즘 산 근처에는 계곡에서 발을 담그며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이 많다. 팔공산에도 그러한 식당이 꽤 많다. 우리도 그중, 한곳을 방문했다. 비슷한 식당이 너무 많아 인터넷 리뷰와 메뉴를 꼼꼼히 살펴 결정했다.

 

​ⓒ이진희
​ⓒ이진희

도착한 식당은 이미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계곡 바로 옆 테이블들은 만석이어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자리 잡아 아쉬웠지만 귀여운 알전구들이 아기자기하게 있어 곧 기분이 좋아졌다. 가족 단위로 온 사람들이 많아 오히려 계곡 옆 테이블이었으면 시끄러웠을 것 같다. 우리끼리 조용히 이야기하며 계곡과 산의 분위기를 즐기기 알맞은 테이블 위치여서 나름 좋았다. 무척 더운 날이었는데 산이라서 그런지 야외에 있어도 생각보다 덥지 않았다.

 

​ⓒ이진희
​ⓒ이진희

주력 메뉴인 오리 불고기와 감자전 그리고 막걸리를 시켰다. 한 가지 에피소드가 있다면, 막걸리가 탄산이라는 것을 잊고 흔들었다가 그대로 폭발해버렸다. 덕분에 친구들에게 한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그들은 내가 막걸리를 흔들 때 말리지 않았다. 회상하다 보니 다른 에피소드도 생각이 난다. 감자 전이 정말 늦게 나왔는데 뒤 테이블의 아저씨도 감자 전을 못 받으셨는지 사장님에게 내일 즈음엔 먹을 수 있겠느냐며 뼈 있는 농담을 하셨다. 그 말이 너무 웃겨서 우리끼리 한참을 웃었다. 결국 감자 전은 식사가 끝나갈 때 먹을 수 있었다.

 

​ⓒ이진희
​ⓒ이진희

후식을 먹기 위해 새롭게 오픈한 카페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 카페도 사람이 아주 많아 테이블이 부족할 정도였다. 우리도 조금 기다리다가 겨우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평일이었는데도 사람이 많아 신기했고 산속 깊은 곳에 있는데 다들 어떻게 알고 찾아오는 것인지 궁금했다. 아무튼 새로운 메뉴도 많고 빵도 다양했던 것으로 기억하지만 많은 사람이 한 공간에 있다 보니 내부가 굉장히 소란스러웠던 점이 아쉬웠다.

 

​ⓒ이진희
​ⓒ이진희

왜인지 모르겠는데 이날 유독 이동하는 중간중간 잤다. 어김없이 다음 목적지로 가는 중에 눈을 붙였다. 어느 폭포에 간다고 듣고 눈을 감았는데 눈을 떠보니 팔공산 케이블카 앞이었다. 대충 눈치를 보니 운전자가 폭포를 못 찾아 케이블카로 대책안을 세운 듯했다. 폭포에는 못 갔지만 케이블카도 타보고 싶었기에 괜찮았다. 그러나 생각보다 케이블카가 높이 올라가서 안 괜찮아졌다. 다른 친구들도 이렇게 높은지 예상하지 못했는지 비명을 지르며 정상에 도착했다. 그 상황이 너무 웃기고 재밌었다. 덕분에 친구들과 또 하나의 인상 깊은 추억을 쌓을 수 있어 좋았다.

이 하루를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어서 영상으로도 남겼다. 영상 속 즐겁게 웃고 떠드는 우리가 행복해 보여서 볼 때마다 그때의 행복함이 전해지는 기분이다. 아무 생각 없이 철없게 같이 놀 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은 참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이 친구들과는 시간이 많이 지나도 서로를 만날 때만큼은 철없고 쾌활한 지금의 모습으로 만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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