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법정 공방을 지켜봐야 하는 이유.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인터넷 스트리밍 플랫폼인 트위치(twitch)는 2021년 기준 평균 278만 명이 동시에 시청하기도 했으며 228억 시간의 콘텐츠가 소비가 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리고 미국의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사업을 공식적으로 서비스를 론칭했다. 트위치에서는 스트리머와 시청자 간의 소통 기능이 특화가 되어 있어 여러모로 국내 서비스와는 차별화된 기능들을 대거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었는데 이 때문일까. 트위치 국내 론칭 이후 과거부터 성장해온 국내 토종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인 아프리카TV의 방송인과 시청자들이 대거 트위치로 넘어가게 되었고 전 세계 트위치 트래픽 3위에 올라서는 등의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출처 트위치
출처 : 트위치

그러나 트위치 스트리머 및 시청자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바로 우리나라 사용자들만 하여금 생방송 해상도를 기존 1080p에서 720p로 낮춰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 720p로 해상도가 낮춰지면 화질이 1080p 대비 떨어지고 화면의 디테일이 떨어져 시청자 입장에서는 불편함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유튜브를 시청하는 우리들도 영상 해상도를 1080p 이상으로 설정하고 시청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트위치에서는 스트리머가 방송을 종료한 이후에도 다시 시청할 수 있도록 VOD 서비스(하이라이트, 클립, 다시 보기 등)를 모두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이 또한 우리나라에서만 서비스가 중단되며 타 국가는 해당사항이 없다. VOD 서비스의 중단은 트위치에서 수익을 얻어 가고 있는 스트리머 입장에서도 적지 않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진 것이다. 트위치는 왜 우리나라에서만 이런 대응을 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망 사용료 문제와 깊은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망 사용료는 처음 들어보는 독자들이 많을 것 같아 간략하게 설명을 해보겠다. 
우리들이 스마트폰, 태블릿, 컴퓨터에서 가장 많이 활용하는 서비스는 바로 넷플릭스, 유튜브, 트위치 등등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콘텐츠를 내 디바이스에 불러오기 위해서는 당사 서버로부터 데이터를 불러와야 하는데 이 서비스들은 대다수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고 데이터를 불러오기 위하여 국가와 국가 간의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해저케이블을 통해 타국에 있던 데이터가 우리나라에 넘어오고 이를 ISP(internet service provider) 즉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 쉽게 말해 SKB, KT, LG U+와 같은 통신사가 우리들에게 데이터를 전달하여 비로소 유튜브를 보고 넷플릭스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2020년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하여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났고 덜 달아 앞서 언급한 대표적인 인터넷 서비스인 넷플릭스, 유튜브, 트위치 등을 아울러 콘텐츠 공급자 CP(content provider)라고 불리는데 이 서비스들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트래픽을 수용하기 위하여 불가피하게 거액의 비용을 들여 통신선로의 확장과 네트워크 장비를 대대적으로 개선을 할 수밖에 없었고 ISP 입장에서는 전혀 예상치 못한 거액의 지출이 발생되었고 모두 CP들로부터 발생한 트래픽이니 CP에게 부담을 전가하려는 것이다. 이미 CP들은 거액의 망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었지만 CP들 때문에 트래픽이 늘어났으니 국내 isp에게 비용을 더 내라는 것. (이때 트랜짓(망 사용료) 개념이 등장하는데 내용이 어려우니 언급하진 않겠다.)

이해가 어려운 독자들을 위하여 보다 쉽게 설명해 보자면, 
시설 이용료 명목의 비용을 지불하고 입장이 가능한 빌딩이 있다고 가정하자. 그런데 이 건물에 맛있기로 입소문이 자자한 프랜차이즈 음식 가맹점이 입점을 했고 소문을 들은 사람들이 그 음식점에 하나둘씩 모이다가 시간이 지나자 발 디딜 틈 없이 사람이 줄지어서 웨이팅을 하고 있는 상황에 이른다. 건물주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리니 불가피하게 건물 유지 보수 비용이 늘어나게 됐고 이를 가맹점에게 비용을 전가하는 것이다. 가맹점주는 이미 임대료를 내고 있는데도 말이다.

출처 : 동아일보
출처 : 동아일보

이런 이슈들은 과거에 유사한 사례들이 없었거니와 갑작스럽게 등장한 신생 콘텐츠 공룡 기업의 등장, 코로나-19 이후의 트래픽 증가, 고품질 콘텐츠 수요가 늘어난 것들 모두 최근에 들어서 발생한 일들이다. 국내 isp들 중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에 대하여 망 사용료 지불에 이견이 발생했고 두 기업은 결국 참다못해 기업 간의 법정 공방으로 이어졌다. 망 사용료에 관한 법적 근거가 없어 부당이득 반환 청구로 하여금 망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는 넷플릭스로부터 망 사용료를 소송을 통하여 받아 내겠다는 것이다.(SK브로드밴드-넷플릭스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 이 글을 보는 독자는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기업들의 법적 분쟁을 우리가 왜 신경 써야 하는 것일까?"

출처 : 녹색경제신문
출처 : 녹색경제신문

아직까진 망 사용료와 관련한 법적인 근거가 불명확한 측면이 있었던 탓에 이를 대한민국 국회에서 망 사용료를 반드시 지불해야 한다는 '망 사용료 의무화'를 담은 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입법화 시키기 위하여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에 망 사용료에 관한 근거가 없었으니 이제 근거를 만들겠다는 것이 이 법의 골자이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입법이 되고 법안이 시행이 되는 순간 각 CP들은 앞서 사례로 언급한 트위치 사태와 마찬가지로 망 사용료 부담이 가중되어 어쩔 수 없이 이용자에게 불이익을 가져다줄 수밖에 없을 것이고 이 법안과 SK브로드밴드-넷플릭스 소송전이 선례가 되어 해외 isp도 덩달아 너도나도 망 사용료를 의무화에 동참하게 될 것이다. 결국 국가 불문하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모든 이용자에게 불이익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사실 트위치 사태는 결론적으로 망 사용료 문제가 만들어 낸 불이익을 이용자가 고스란히 받고 있는 것이다. 망 사용료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트위치뿐만 아니라 넷플릭스, 유튜브 등등 이용자에게 전가되는 불이익이 확산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간의 법적 공방을 지켜봐야 하는 이유이다.

 

 

저작권자 © MC (엠씨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