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포토 콘텐츠

 

 

무언갈 기록하는 것은 어떤 찰나의 순간을 잊지 않기 위함이라고 말한다.

영상이나 사진, 글이나 그림 중 기록하는 그 어떤 것이든 똑같은 것 같다.

영원으로 남길 수 있는 찰나의 순간을 찾기 위해서 오랜 기다림을 견디는 것이다.

 

 

 

 

ⓒ 오시연
ⓒ 오시연

나는 사진 찍는 걸 좋아한다.

 사람, 동물, 자연 상관없이 사진 찍는 걸 좋아한다. 내 사진을 통해 누군가가 행복하거나 저장하고 싶어 한다면 기분 좋다. 물론 사진을 전문적으로 배운 사람이 아니라서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 수도 없겠지만 말이다. 내 사진에는 특징이라고 하자면 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바로 기다림 없이 바로 찍었다는 것. 이게 무슨 말인가?

 

나는 기다림 없이 바로 사진을 찍는다.

 사진을 전문적으로 배운 사람들은 무슨 소리인가 싶겠지만, 정말 나는 사진을 찍을 때  '기다림'이라는 것 자체를 안 한다. 그저 길을 걷다가, 차를 타고 지나가다가 눈에 보이는 어떠한 찰나의 순간을 찍는 것뿐이다. 긴 기다림을 통해 찍는 사진보다 오히려 우연히 발견한 그 찰나를 찍은 사진이 좋았다. 오랜 기다림 사이에서 발견한 순간을 찍는 것도 충분히 아름답지만, 우연히 발견한 그 순간 또한 마찬가지로 아름답게 보였다. 그럴 때마다 의문이 생겼다. 기록하려면, 사진을 찍으려면 꼭 긴 시간을 기다려야만 하는 것일까? 꼭 기다리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

 

 

 

 

 

 

ⓒ 오시연
ⓒ 오시연

 오랜 기다림 끝에 찍는 사진이 틀렸다는 말이 아니다. 단지 이런 것은 어떤지, 그 의견을 말해 보는 것일 뿐이다. 만약 기다림 없이 사진을 안 찍어 봤다면, 한 번 시도해 보는 것은 어떨까? 우연히 발견한 찰나의 순간이 사진 속에 영원히 남아 있게 되어 그 사진을 더 좋아하게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정류장에 딱 도착하자마자 버스가 바로 와서 탔거나, 눈에 보이는 아무 가게나 들어갔는데 맛집일 때, 혹은 길 걷다가 100원이라도 동전을 발견했을 때 다들 어떤 기분인가? 나만 아는 비밀 장소를 발견한 것 같거나 그날 하루는 종일 행복하게 잘 보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가. 정말 별일 아닌 일상에 우연한 찰나의 순간일 뿐인데 기분이 좋다. 기다림 없이 사진을 찍는다는 건 그런 매력이 있는데 이 매력에 빠진다면 정말 답이 없을 것이다.

 

 긴 웨이팅 끝에 먹는 음식도 물론 맛있겠지만, 우연히 발견한 집이 맛집이면 더 기쁘지 않을까? 사진도 똑같다. 길을 걷다 우연히 발견한 찰나의 순간을 간직하고 싶다면, 망설이지 말고 사진을 찍어 영원한 순간으로 만들면 된다. 만약 사진이 이상하게 나왔다고 하더라도 괜찮다. 그것만의 매력이 있으니, 너무 주저하지 말고 시도해 보자. , 물론 강요는 절대 아니다. 사람마다 취향은 있으니 각자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행복하게 사진을 찍었으면 좋겠다.

 

 

 

 

 

 

 

 

 

                                   ⓒ 오시연
                                   ⓒ 오시연

오랜 기다림이든, 아니든 우연히 발견한 찰나의 순간이 영원히 나에게 남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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