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약 문제의 무한한 악순환

 흔히 미국 범죄 영화를 보면, 아니 범죄 영화뿐만 아니라 미국을 배경을 묘사하는 것들을 전반적으로 보면 마약을 매우 흔한 소재이다. 길거리를 영혼 잃은 눈빛으로 빈민가를 돌아다니는 흑인 마약 중독자들, 변호사, 의사 같은 엘리트들이 퇴근 후 마약을 탐미하며 피로를 해소하려는 모습, 젊은 천재 뮤지션이 마약으로 인해 요절하고, 마약을 유통하는 갱단이 마약단속국과 총격전을 벌이는 모습은 단순한 창작이 아니라 미국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미국 사회를 적나라하게 표현한 게임인 Grand Theft Auto에서는 마약이 게임의 주요 요소 중 하나이다. 사진=게임메카
미국 사회를 적나라하게 표현한 게임인 Grand Theft Auto에서는 마약이 게임의 주요 요소 중 하나이다. 사진=게임메카

 

 미국의 마약 문제는 통계로도 확연히 드러나는데, 미국 연방 질병통제센터 산하 국립 보건통계센터가 발표한 미국 마약 실태에 따르면 마약성 약물 남용으로 인한 사망자는 2015년에만 한해 무려 5만 2404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하루에 평균 144명이 약물 남용으로 사망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미국인들은 마약에 병들게 되었을까? 그러한 원인은 미국의 의료체계의 잔혹함에서 알 수 있다.

 미국은 대한민국의 국민건강보험 같은 국가가 주도하는 공적 의료보험을 운용하고 있지 않으며, 미국의 의료보험은 사적인 기업의 의료보험밖에 없는데 이것이 가격이 매우 비싸 서민들은 쉽사리 감당하기 힘들다 실제로 2007년 하버드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의 파산 중 60%에 달하는 유형이 의료 파산이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단순히 감기가 걸려도 병원비가 매우 비싸서 정상적인 의사의 처방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그에 비해 마약성 진통제의 값은 상당히 저렴해서 마약성 진통제에 의존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되었고, 그런 상황이 악화되면 결국 마약중독자가 되고 마는 것이다.

오이포이드는 가장 흔한 마약성 진통제로 2015년 한해만 3만 3천명이 오피포이드 중독으로 사망했다. 사진= 연합뉴스
오이포이드는 가장 흔한 마약성 진통제로 2015년 한해만 3만 3천명이 오피포이드 중독으로 사망했다. 사진= 연합뉴스

 

 이러한 원인으로 인하여 미국은 약물중독자가 늘어났고, 이로 인해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다양한 종류의 마약을 금지시켰으며, 마약사범에게는 강력한 처벌이 내려졌다.

  그런데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뒤 마약 제조자나 마약을 유통하는 갱스터, 마약중독으로 인한 강력범죄자 등 죄질이 심한 마약사범뿐만 아니라 단순히 복용한 것만으로도 강력 처벌을 내려 교도소에 가두었고, 제소자가 늘어남으로 인해 교도소를 민간에 외주를 주어 수를 늘렸고, 이로 인해 교정 시설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게 되었으며, 이들이 범죄에 노출되어 오히려 악성 범죄자가 되는 악순환이 발생하기 시작하였다.

 무엇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마약성 진통제에 대한 규제는 없다시피 했다는 점이다. 물론 미국 사회의 근본적인 의료적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으니 이마저 금지시키면 감기에 결려도 고통 속에서 죽어갈 수밖에 없으니 그야말로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한 것이다. 

 이렇듯 미국의 마약 문제는 단편적으로 볼 것이 아닌 여러 가지 사회 문제가 얽히고설킨 문제이며, 그로 인해 무한히 반복되는 악순환의 연속의 상황이며 근본적인 체계를  뜯어고치지 않는 이상 미국의 문제의 해결은 요원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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