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덱 하나로 Apple만의 또 다른 생태계를 구축하다.

 본인이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고 애플 제품에 관심이 많고 좋아한다면 가장 최근에 열린 9월 애플 이벤트를 시청했거나 이벤트 뉴스를 주의 깊게 살펴봤을 것이라 생각된다. 새로운 아이폰에 대한 기대감이 이목이 집중이 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었는데 휴대폰 카메라가 좋기로 소문난 아이폰, 이번 신제품 역시 카메라 기능에서 변화가 있었다. 카메라가 48MP 수준으로 높아졌고 카메라 센서도 커졌고 마치 짐벌을 사용한 것 같은 효과를 만들 수 있는 액션모드의 기능이 업그레이드되었다고 소개했다. 전문적인 카메라 장비 수준으로 올리진 못해도 그 격차를 줄이고자 하는 애플의 야심찬 목표를 가지고 있음을 드러나는 대목이다. 그 때문일까, 최근에는 일부의 영상 업계에서 아이폰 카메라를 활용해 다양한 장르의 영상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는 사례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여기서 궁금증이 생긴다. 영상 업계에서는 아이폰으로 넘어오는 이유가 '단순히 아이폰의 카메라가 좋아서?', '제작비를 줄이기 위해?' 이 의문들은 생기게 된다. 나는 이에 대한 해답으로 둘 다 정답일 수도 있지만 결정적인 요인으로 코덱(codec)을 꼽아보고 싶다. 

Apple Korea 홈페이지
출처 : Apple Korea 홈페이지

■ 코덱(codec)이란 무엇인가?
 코덱(codec) 영상을 다루는 영상인들은 익숙하지만 처음 들어보는 독자도 있을 수 있기에 간략하게 소개하겠다. 가장 이해하기 쉬운 예시를 들어보자면, 철수가 영희에게 파일을 첨부해서 메일을 보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메일 최대 용량은 1GB, 보내고자 하는 파일은 1.2GB. 파일을 보내기 위해 파일 용량을 줄여야 했고 압축 프로그램으로 980MB까지 줄여 첨부하였고 전송하는데 성공했다. 이 예시는 사실 코덱과 거의 유사한 원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영상에서 말하는 코덱(codec)이란 coder+decoder가 합쳐진 용어로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는 규격으로써 기술적인 알고리즘으로 이 신호를 압축하는 인코딩(encoding) 그리고 이를 복호화하고 변환하는 디코딩(decoding)과정을 의미한다.
 휴대폰이나 디지털 캠코더 같은 장비에서 영상 녹화를 시도하면 코덱을 활용해 데이터를 압축하고 압축된 영상 클립을 편집 프로그램에 불러와 편집한다. 만약 이 코덱을 사용하는 과정이 생략된다면 상상하기도 힘든 수준의 거대한 용량의 녹화 데이터가 생성되고 이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한 고가의 초고속 저장매체가 필요하며 이 데이터를 컴퓨터로 옮기는 과정에서 막대한 비용, 시간이 투입되며 영상 제작자 입장에서는 매우 비효율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높은 압축률과 낮은 손실률을 가져오고 동시에 고품질의 영상 데이터를 만들 수 있게 하기 위해서 다양한 코덱이 등장하고 있다. 카메라 회사들의 독자적으로 개발한 SONY의 AVCHD, XAVC 코덱이나 대다수 국제 표준 단체에서 만들어진 H.264, HEVC등이 있지만 특히 카메라 회사들이 앞다퉈 코덱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던 와중 2007년, 뜬금없이 미국의 한 IT 회사가 자사 영상 편집 소프트웨어에 활용되는 코덱을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상용화에 성공하여 많은 사람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는데 그 회사가 바로 누구나 알고 있는 애플이고 이 글에서 소개할 ProRes 코덱이다. 

출처 : danawa
출처 : danawa

■ 애플이 만든 비디오 코덱, ProRes. 
 초창기의 ProRes 시리즈의 코덱들은 오로지 애플의 매킨토시 컴퓨터(과거:OS X, 현재 macOS)로 동작하는 Final Cut 영상 편집 프로그램에서 활용이 되었다. 타 코덱으로 생성된 영상 파일을 Final Cut에서 최종적인 영상으로 출력할 때 애플이 처음으로 개발한 ProRes를 사용할 수 있었는데 영상의 압축률도 좋고 화질 저하 폭이 적기도 했고 영상 제작자 입장에서 여러모로 장점이 많았다. 애플의 매킨토시 컴퓨터 내에서만 이 영상파일을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말이다. 당시 시간이 흘러 Windows 기반의 컴퓨터에서도 재생이 가능한 플레이어가 등장하기도 했지만 ProRes만의 장점을 그대로 가져오진 못했다. 현시점에도 어느 정도 개선은 되었지만 완벽하게 대응하지는 못한다. 이후 ProRes 422, ProRes 422(HQ), ProRes 4444, ProRes4444XQ 등 영상 기술의 발전으로 코덱들도 함께 진화했고 최신의 ProRes 버전의 경우 8K UHD를 지원하고 RGB 12Bit에 Rec.2020이라 불리는 고해상도 영상을 위한 최신의 광색역 규격도 지원한다. 또한 이번 애플 이벤트에 공개된 신형 아이폰의 경우 ProRes에 HDR 시네마 영상에 특화 한 Dolby Vision 규격 또한 적용할 수도 있다.  현시점에서도 Apple의 제품군에서 완벽하게 호환이 가능하지만 타사의 컴퓨터에서 ProRes 코덱 기반의 비디오를 플레이를 할 수 있을지언정 가속 기능이 지원하지 않아 ProRes만의 장점을 극대화를 하기에는 제약이 따라왔는데 애플은 자사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ARM 기반의 CPU 아키텍처인 M1 칩을 출시했고 M1이 탑재된 맥 컴퓨터에서 ProRes 엔코딩 디코딩 가속 기능을 드디어 지원하게 되어 영상 크리에이터들의 열열한 환호를 받기도 했다. M1이 나오기 이전에는 ProRes 코덱을 사용할 순 있었지만 가속 기능이 없어 영상물을 제작하고 처리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되어 비효율적이였다.

출처 : Apple 대한민국 유튜브
출처 : Apple 대한민국 유튜브
출처 : Apple 대한민국 유튜브
출처 : Apple 대한민국 유튜브

■ ProRes 코덱으로 만드는 애플의 생태계
 현재 ProRes 코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일장춘몽'이란 영화를 제작한 제작사는 아이폰으로 ProRes 코덱이 적용된 고효율, 고품질 녹화본 데이터를 M1, M1 Pro, 기반의 맥 컴퓨터로 데이터를 빠르게 전송하여 Final Cut Pro X를 활용해 영상을 편집한다. 모든 편집을 마무리 할 때도 ProRes 가속 기능이 있는 M1 맥 컴퓨터로 비교적 짧은 시간에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시간이 곧 돈으로 직결되는 여러 제작사에서 ProRes 도입을 고민하고 있는 이유이다. 카메라, 컴퓨터, 소프트웨어, ProRes 모두 애플이 만들고 활용함으로써 타 코덱을 활용하는 것보다 작업시간을 최대한으로 단축하고 높은 압축률과 적은 손실률로 용량도 획기적으로 줄이고 덤으로 아이폰 카메라의 장점을 극대화했다. 이 생태계를 활용하여 박찬욱 감독의 단편영화 '일장춘몽'이 탄생하기도 했다. 애플은 이 워크플로우를 통하여 영상 크리에이터를 위한 생태계를 마련하게 된 셈인데 IT 회사가 만든 이 생태계가 훗날에는 영상 업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게 될지 기대가 되는 대목이다. 

출처 : Apple 대한민국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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