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중음악계의 'One of a kind'

출처 : getty images
출처 : getty images

 그룹 BIGBANG의 리더 G-Dragon(줄여서 GD)은 엄청난 성공을 하게 된 2009년 첫 솔로 앨범 [Heart breaker] 이후 3년 만에 [One Of A Kind]라는 앨범으로 돌아왔다. 대마초 관련 이슈로 자신의 음악 인생에 첫 직격타를 맞은 그는 대중들에게 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역시 GD다“라는 말이 나올 수준의 앨범 완성도로 다시 정상의 궤도로 안착하였다. 당시 한국 힙합 scene 내에서 아이돌 래퍼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리던 와중 그 비판의 목소리를 내던 래퍼들도 박수와 찬사를 보낼 수밖에 없던 앨범 [One Of A Kind], 이 앨범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당시 한국 가요계의 메인스트림의 최고 위치에서 군림하던 그는 많은 대중들의 예상을 깨고 사운드가 강렬한 힙합 앨범을 들고 왔다. 이러한 선택은 아무리 최고였던 GD에게도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전작이었던 [Heart breaker]와 같이 남녀노소 할 거 없이 따라 부르게 만들었던 `Hook` 성이 강한 대중적인  노래를 포기하고 내놓은 1번 트랙인 ‘One Of A Kind’만 들어봐도 우리가 하는 걱정은 쓸데없는 걱정이었단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출처 : G-DRAGON-One of a kind 뮤직비디오
출처 : G-DRAGON-One of a kind 뮤직비디오

사실 ‘GD가 힙합 음악을 한다.’, GD뿐 아니라 ‘YG 소속 가수가 힙합 음악을 한다’라는 것은 그리 큰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미 YG 엔터테인먼트는 설립자인‘서태지와 아이들’출신의 양현석이 추구해온 ‘대중적인 힙합’을 하던 회사이며 2001년에 회사에 입사한 GD 역시 이러한 시스템 속에서 힙합 아티스트로 커왔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봐야 할 요점은 단순히 이 앨범이 ‘대중적인 가요 힙합’이 아닌 치밀한 구성과 다채로운 사운드의 향연, 그리고 2010년 초반 한국을 강타했던 GD 식 “Swag(스 웩)”의 정점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이 모든 장점이 한데 비빔밥처럼 조화롭게 섞여 있는 곡이 바로 글쓴이 스스로가 그렇게 입 아프게 칭찬하던 1번 트랙이자 앨범과 동명의 트랙인 “One Of A Kind”이다. *찹드 앤 스크류드(chopped and screwed) 작법과 오토튠, 듣는 귀를 재밌게 해주는 리듬 파트 등등 당시 메인스트림 힙합 음악 신에서 자주 쓰이는 요소들을 부담스럽지 않고 잘 어우러지게 하여 프로듀싱의 완벽함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완벽한 비트 위에 GD는 그동안 자신이 이룬 부와 명예를 가감 없이 나열하며 이전과 다른 Swag(스 웩)을 보여주며 듣는 이들에게 짜릿한 감흥을 주었다.

*찹드 앤 스크류드 : 음악을 느리게 플레이하는 D Jing 기법의 하나

어쿠스틱 연주와 다소 심플한 사운드로 진행되는 4번 트랙 “그 XX” 또한 GD의 음악적 역량이 드러나는 트랙 중 하나이다. 앨범의 흐름에 따라 흥을 끊어버릴 수도 있었을 분위기의 이질감의 가능성을 루핑(Looping) 의 중점을 둔 보컬 덕에 희석이 되고 진부할 수 있는 가사 내의 Wording은 GD의 간드러진 보컬을 타고 들리는 “새끼”라는 두 글자를 통해 새로운 감흥을 줄 수 있다. 그리고 비슷한 하지만 극명한 차이점이 있는 트랙이 하나 있다. 자우림의 김윤아가 보컬로 참여한 “Missing you”가 그러한데, 4번 트랙보다는 더욱 풍부한 어쿠스틱 사운드와 휘파람 샘플과 김윤아의 보컬이 인상적인 스탠더드 팝 트랙이다. 밝고 가벼워 보이는 전개이지만 가사 내용은 사랑하는 사람을 보고 싶다는 내용이지만 다르게 해석하면 어린 나이에 큰 성공을 거둔 스타의 외로움을 노래 한 곡이라고도 볼 수 있다. 가사 중 “아무 생각 없이 평소와 같이 보통 사람들과 만나 웃고 말하지.  밤이 되면 TV가 내 유일한 친구와 아침해가 떠오르면 그제서야 잠이 들죠.” 와 “내 맘은 이리 울적한데 말할 사람이 없다.  나도 가끔 활짝 웃고 싶은데 곁엔 아무도 없다.”  라는 내용을 보면 위에 했던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번 앨범에서 “One Of A Kind”에서는 성공한 팝스타의 삶을 직설적으로 풀어줬다면 “Missing you”에서는 성공을 하고 유명세를 얻었지만 곁에 사랑하는 사람이 없는 외로운 연예인의 삶이 두 트랙 간 극명한 대비를 이루어 앨범의 기승전결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출처 : G-DRAGON-그 XX 뮤직비디오
출처 : G-DRAGON-그 XX 뮤직비디오

Verse 1을 담당한 타블로가 어마어마한 임팩트를 주어서 곡의 주인 바뀌었다는 말이 나오지만, 타블로, 도끼, GD의 준수한 랩 레이스가 돋보이는 7번 트랙 “불붙여봐라” 또한 이 트랙의 하이라이트라고 볼 수 있다. 이 트랙은 특이하게도 피지컬 앨범에만 수록되어 있으며 스트리밍 사이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트랙이다. 하지만 여러 경로(유튜브, 불법 스트리밍.. ETC)로 이 트랙이 유명해지고 쇼미 더 머니 3에서 타블로가 프로듀서 공연에서 공연해 더욱 대중들에게 알려졌다. 당시 소위 말하는 아이돌 래퍼가 하기 힘든 `Club Banger`를 만들었으며, 또한 당시 아이돌 래퍼의 노래에서는 보기 힘든 타블로와 도끼가 피처링을 하며 듣는 이들에게 듣기 전부터 흥분감을 주며 단순한 훅과 리듬 구성으로 힙합을 잘 모르는 이들도 들으면서 고개를 흔들 수 있는 트랙이다. 이 트랙을 듣기 전 다소 GD가 완전히 묻혀버리겠다고 생각했지만 Verse 2를 담당한 GD는 타블로 도끼 사이에서도 수준 높은 랩을 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또한 앨범의 흐름상 후반부로 갈수록 서정적인 분위기를 이루어 다소 지루할 수 있는데 피지컬 앨범을 산 듣는 이들에게 선물이라도 주듯 결국은 본인이 제일 잘하고 멋있어 보이는 음악은 이런 스타일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트랙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음악적 완성도와는 별개로 아쉬운 점들이 몇 가지 있다. 타이틀곡인 2번 트랙 “Crayon”은 힙합과 하우스 장르를 혼합한 스타일로 버스를 이끌다가 훅(Hook) 부분에서 일렉트로니카 댄스로 전환되는 등, 곡의 구성에 신경을 쓴 것으로 보이지만 몇몇 부분에서 레퍼런스가 느껴지는 플로와 “One Of A Kind”와는 달리 타격감이나 특별한 쾌감을 주는 가사들이 없어 감흥이 반감이 된다는 의견들도 많다. 또한 3번 트랙이며 당시 연습생이던 블랙핑크의 로제가 피처링한 “결국”이나 밴드 NELL의 김종완이 피처링한 6번 트랙“Today” 등은 평범한 가사와 프로듀싱 또한 다른 곡과 비교했을 때 별다른 인상을 주지 못한 아쉬운 트랙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번 앨범은 GD가 당시 한국 대 중음 악신의 “One Of A Kind”라는 것을 증명한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앨범은 홀로 장악할 수 있는 아티스트가 드문 국내 신에서는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앨범은 장르의 믹스 매치, 또는 탈 장르에 추구하지만 아티스트의 존재감이 공고히 흔들리지 않음으로써 이러한 시도가 설득력 있고 장르적 성취까지 일부 획득하는 특이하고 유례없는 사례라고 생각된다.

앨범 내 주요 트랙 (곡)

 

One Of A Kind

 

 

 

 

XX

 

 

 

 

Missing You

 

 

 

 

 

저작권자 © MC (엠씨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