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Sport Recorder

 아스날이 달라졌다. 8월 6일 열린 프리미어리그 개막전 아스날은 가브리엘 마르티넬리의 선제골과 마크 게히의 자책골로 크리스탈 팰리스한테 2-0으로 승리했다. 최근 9시즌 중 5번의 개막전을 져 왔던 아스날은 개막전 징크스를 극복하며 승점 3점을 챙겼다.

 팰리스 원정을 평소에 힘겨워하기도 했기 때문에 더 의미 있는 승리다. 지난 시즌 중요한 길목에서 항상 발목을 잡히던 아스날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구멍 난 스쿼드를 메웠고, 경기에서 확실히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맨체스터 시티에서 데려온 올렉산드르 진첸코와 가브리엘 제수스가 큰 역할을 했다.

 미켈 아르테타는 많은 변화를 줬다. 윌리엄 살리바, 진첸코, 제수스가 데뷔했다. 그리고 본래 센터백이던 벤 화이트가 라이트백으로 나와 윌프리드 자하를 막았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자하는 화이트를 쉽게 뚫어내지 못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톱니바퀴가 완전히 맞아 들어가는 모습은 아니다. 팰리스전 경기 도중에도 경기력에 기복이 있었던 아스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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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으로 경기에서 가장 빛난 선수는 살리바였다. 라이트백이 생소한 화이트가 아예 실수를 저지르지 않은 것은 아니었는데 화이트의 실수가 발생하면 완벽하게 커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수비수가 제일 어려워하는 것이 박스 안 수비다. 그런데 살리바는 박스 안에서 깔끔한 수비로 클린시트를 지켜냈다. 아스날은 세트피스 상황에서도 한층 좋아진 모습이었는데 살리바의 가세가 한몫했다.

 하지만 젊은 선수들이 많은 만큼 팀스피릿이라고 하는 패기가 경기 초반에 몰려있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나이가 많은 축에 속하는 그라니트 자카는 카드 관리를 잘하지 못하고, 주장 마르틴 외데고르는 아직 23살밖에 안 됐다. 그래서인지 후반전은 내내 팰리스의 페이스였다. 팰리스가 골 결정력이 조금만 좋았더라면 결과는 어떻게 됐을지 모른다. 어쨌든 승자는 아스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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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제수스의 합류로 공격 루트가 다양해진 것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제수스가 맨시티에 있을 때도 쉬운 찬스를 많이 놓치기는 했지만 공격수로서의 덕목은 갖춘 선수라고 생각했고, 아스날에 갈 때 본인 위주의 전술에서 뛴다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거라 봤다. 그리고 이 생각은 지금까지는 정답인 것 같다. 프리시즌에도 적응기 없이 해트트릭을 포함해 많은 골을 넣은 제수스는 개막전에서도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골은 없었지만 공을 운반하면서 주도권을 가져오게 만든 게 제수스다.

 마지막으로 진첸코가 스쿼드에 들어오면서 아스날은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그 자리에 있던 키어런 티어니는 잦은 부상을 겪는 선수다. 그런데 대체자가 비교적 경기력 기복이 심한 누누 타바레스나 세드릭 소아레스 등의 선수였다. 아스날이 지난 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아쉽게 놓친 이유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진첸코가 들어오면서 아스날은 왼쪽 자리의 업그레이드에 성공했다.

 물론 아직 1승이다. 향후 아스날의 페이스가 어떨지는 계속해서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지난 시즌 개막전 포함 3연패를 당했던 것을 생각하면 아주 좋은 출발인 것 같다. 아스날은 리버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더불어 EPL을 대표하는 명문팀 중 하나다. 이제 희미해지는 그 타이틀을 다시 돌려받을 때가 아닌가 싶다. 아르테타호의 순항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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