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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선 위로 보이는 하늘을 딛고 우리는 다시 한번 일어설 수 있을까?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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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하늘에서 심해 저 끝으로 추락해 버린 그날을 떠올렸다.

너는 깊은 심해 속에서도 밝게 빛났고, 나는 끝없이 추락하고 있었다.

그런 너는 나를 지상으로 올려 주었고, 대신 너는 끝없이 추락해야 했다.

너의 영원한 추락과 나의 비행을 맞바꿔 내겐 날개가 생겼다. 어디든 날아갈 수 있는 날개.

추억한테 거는 기대는 전부 다 부질없는 짓이었다. 추억만 있으면 미래도 바꿀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래서 전부를 추억한테 걸었는데  나는 날개를 얻었고, 너는 심해 속으로 사라졌다.

이게 추억의 결과였다.

어쩌다 우리가 이렇게 됐을까.

네가 없으니 바스러져버린 추억이라도 붙잡고 물었다.

바다는 고요했다.  우리의 추억이 흩뿌려진 바다는 대답도 없이 잔잔했고 또 고요했다.

추억은 잡으면 잡을수록 흘러내려 내 손에서 달아났고, 나는 울었다.

분명 너는 추억이 우리를 기억해 줄 거라고 했었지.

근데 추억은 우리를 버렸어. 내가 그랬잖아,  아무것도 우리를 기억해 주지 않을 거라고.

마치 꿈을 꾼 듯 모두가 우리를 잊을 거라고.  그러니까 서로가 서로를 기억하자고 했잖아.

우린 그렇게 서로가 전부였는데, 반이 사라졌으니 이것보다 슬픈 게 있을까.

바다도 슬퍼 종일 파도를 쳤으면서, 지금은 또 고요한 걸 보니 바다도 우리를 잊었나 보다.

것 봐, 네 것이었던 바다도 이제 너를 버리고 심해 속에서 누구보다 밝게 빛나던 너도 결국 빛을 잃었잖아.

입이 닳도록 말하던 네 추억이 너를 이렇게 만들었잖아.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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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를 얻은 후 제일 먼저 바다 위를 날았다. 날다 보니 문득 네가 없다는 사실에 왈칵 눈물이 났다.

사실 추억을 부정했던 것은 내가 너의 추억이라서.

그래서 더욱더 부정했다. 결국 널 추락시킨 추억이 바로 나였으니까.

깊이 잠식되어 잘 보이지도 않는 심해 속에서 너는 나의 청춘이었다.

아무리 허우적거려도 손끝 하나 닿지도 못했던 그런 아득했던 추억이자 청춘이었다.

너는 심해 속에서도  햇살과 같은 사람이라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심해는 나를 붙잡고 저 끝까지 추락시켰다.

푸른 해수면과는 다르게 바다 속은 너무나도 깊고 어두워서, 심해 속으로 사라진 나는 깊게 잠식되었다.

그런 나에게 날개를 달아줘놓고 대신 추락을 감행했다.

넌 나에게 이 심해를 벗어나라고 날개를 달아 줬지만, 나는 심해를 날기 위해 쓰려고.

이번에는 정말 너와 같이 날 수 있을 것만 같아서. 딱 한 번만 네 추억을 믿어볼게.

 

 

풍덩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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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둡다. 해수면에 우리 추억을 다 버리고 와서 그런가.

추억을 덮은 바다는 너무 깜깜하다.

 

 

있잖아.

허망한 꿈을 다시 한번 잡고 공허한 바다를 발판으로 삼아 저 하늘 높이 날아갈 수 있다면

우리 찬란했던 추억들을 가지고 짙은 어둠으로 물들여진 심해로 널 데리러 갈게.

그때가 된다면 새로운 추억을 바다에 물들이자.

지나간 봄날이 남겨놓은 향을 잃어버린 꽃들을 버린 채

몽환의 꿈을 가지고 하늘 높이 날아가자.

물든 바다가 한 줄기의 빛이 되어 우리를 하늘로 데려다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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