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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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의 시작은 엄마를 잃어버린 가족들이 엄마를 찾기 위해서 전단지를 만드는 것으로 시작된다. 작은오빠 집을 아버지와 엄마 둘이서 찾으러 가다가 지하철의 많은 인파들로 인해 아버지의 손을 놓친 엄마를 찾기 위해서 가족들은 전단지를 돌리고 수소문을 찾아다니며 엄마를 찾는 과정에서의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엄마의 일생과 소중함에 대해 알아가는 글이다.

  이 글을 큰 파트를 4개로 나눈다면 큰딸, 큰아들, 아버지, 엄마의 이야기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처음으로 큰딸 지헌이의 시점에서 풀리는 글은 “나”가 아닌 “너”로 이야기가 진행되어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아 읽을 때 이게 무슨 느낌을 주려고 작가가 “너”로 적은 것인가 많이 생각해 보았다. 큰아들과 아버지의 시점에서도 그들은 “나”가 아니고 “그”, “당신”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책 뒤편의 해설을 본 후에 그렇게 “너”를 호명하여 고해의 장으로 불러낸 것 같다는 느낌을 준다는 것을 알게 되어 책을 다시 한번 읽어보니 정말 더 너를 호명한다는 느낌을 줘서 책을 다시 이해할 수 있었다.

 글을 읽던 와중 오빠에게 달려 나가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엄마도 어린 시절이 있었구나 생각하는 “너”에 모습에 나를 볼 수 있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그 무렵 엄마께서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해주셔서 부모님에 어린 시절에 대해 일기를 쓴 적이 있다. 엄마는 운동회를 할 때 한 번도 가족들이 와준 적이 없다고 매우 서운해하셨고 그래서 나와 관련된 모든 학교 일에 함께 하고 싶다고 말씀해 주셨다. 어린 나이에 나는 일기장에 타임머신을 만들어 엄마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 엄마의 운동회에 찾아가 같이 도시락도 먹고 함께 놀고 싶다고 글을 썼었다. 후에 엄마가 내 일기장을 보시고 많은 눈물을 흘렸다는 것은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야 알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며 나의 경험들이 마구 떠올라 책을 더 많이 공감하며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작품 속의 “너”는 엄마에게 자신에 대해서 말하는 것에 대해 어려움을 많이 느꼈다. 그것을 보고 엄마에게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해준 적이 언제였지?라고 생각해 보았다. 나 역시 나이를 먹고 나서부터는 할 일이 너무 많아져 학교생활을 물어보는 엄마의 말씀에 퉁명스럽게 말을 하거나 말을 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엄마는 가정주부여서 항상 집에 홀로 계셨다. 나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엄마에게 있어서는 홀로 있는 시간을 벗어나게 해주는 공감 형성이란 것을 미처 알지 못했었다. 앞으로는 부모님께 더 많은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다짐하였다.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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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속 엄마는 글을 읽지 못한다. 고아원에서 궂은일을 하며 그저 딸이 쓴 책을 읽어 달라고 했다는 엄마의 말씀에서 책 초중반에서 큰아들에게서 온 편지를 읽고 답장을 써달라는 엄마의 모습이 겹쳐 보이며 더욱 슬픈 느낌이 들었다. 글을 상상하며 읽는 버릇이 있는데 정말로 책에서의 엄마가 딸이 책을 읽어주는 것을 들으며 무슨 표정을 지으실까 생각해 보니 아주 행복한 표정이실까? 아니면 내가 읽지 못해 미안한 표정일까? 생각해 보았다 부디 아주 행복한 표정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두 번째 아버지의 파트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50년이 흘러 아내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이 “천천히 가자”였다며 후회하는 아버지의 장면이다. 아버지 역시 너무나도 아내의 존재를 당연시 여기며 그냥 흘러갔던 시간에 대해 후회하는 모습에서 무심코 당연시 여기며 지나가는 것들의 소중함을 느끼기에 충분하였다.

 세 번째 여동생이 새해맞이 쓴 글에는 엄마와 함께하는 계획이 없다며 말하는 장면에서 엄마가 실종돼서야 엄마 일생, 엄마의 외로움, 바쁜 생활 속에서 엄마를 생각하지 않고 산다는 것을 알게 된다는 것을 알려 주는 것 같았다. 나도 항상 새해가 되거나 다이어리를 새로 살 때 올해의 목표를 맨 앞장에 써놓는데 나 역시 엄마와 함께하는 올해의 목표는 가족과 함께 여행 가기 밖에 없어서 괜히 나는 왜 엄마와 함께 하는 목표를 세우지 않았을까 자책하게 되었다.
 
 22살인 나의 입장으로 이 글을 읽으니 처음에는 와닿지 못한 내용들도 있어서 글을 이해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 지금의 내가 30대 중반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우리 엄마도 지금보다 더 나이가 드신 모습이라고 생각하니 마지막 엄마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글 부분이 매우 슬퍼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감명 깊게 읽은 부분을 메모하는 습관이 있는데 한 장을 빼곡히 다 채웠다. 그만큼 아주 감명 깊은 부분과 슬픈 부분이 많은 책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지나고 정말 내가 30대 중반이 되어 읽었을 때는 어떤 기분일까 꼭 한번 읽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글을 읽으면서 아버지는 아빠라고 표현하지 않지만 어머니는 엄마라고 표현되는 것이 어떻게 보면 엄마와 더 친하지만 그래서 더 편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려주려고 엄마라고 표현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편하게 생각하여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엄마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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