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문화, 예술이 어울어진 부산 감천문화마을

©손소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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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천문화마을 입구의 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니 작은 무대가 설치되어있었고 그 위쪽엔 '소원 트리 만들기'와 ' 감천 주꾸미 게임', '빛의 집 만들기' 등의 체험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 나는 '소원 트리 만들기' 체험을 하였는데 노란 포스트잇에  자신의 소원을 적고 부스 우측에 위치한 트리에 소원을 매다는 것이었다.  오랜만에 이런 체험 활동을 해봐서  그런지 좀 신나는 것도 있었고 소원이니만큼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싶어 적는데 고민을 좀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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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천문화마을은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들의 힘겨운 삶의 터전으로 시작되어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부산의 근현대사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며, 한국전쟁 직후 어려웠던 시절 피란민들의 애환과 삶이 녹아있는 곳이기도 하다.  감천문화마을은 사실 부산에서 낙후된 달동네였다고 한다. 그러나 피란민들의 힘겨운 삶의 터전, 애환 등의 독특한 사연이 담겨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정부와 시민단체는 벽화 그리기 사업 등과 같이 여러 예술 활동을 통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게 되면서 오늘날엔 부산의 대표 관광지로 자리 잡혔다. 실제로 감천문화마을을 걷다 보면 곳곳에 벽화들이 새겨져 있고 다양한 조형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볼 것이 매우 많았고 또 개성 넘치는 카페와 공방 등이 오래된 주택들과 함께 어우러져 감천문화마을만의 독특함을 보여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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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천문화마을의 가장 대표적인 조형물은 단연 어린 왕자가 아닌가 싶다. 골목을 비롯해 가는 곳곳이 포토존이 될 만큼 개성 넘치고 예쁜 곳이 많이 있지만, 감천문화마을에 갔다고 하면 사람들이 가장 대표적으로 찾는 곳이 어린 왕자 포토존이다. 전에 갔을 때는 포토존 줄이 너무 길어 사진을 찍지 못했었는데 이번에 는 좀 일찍  가서 그런지 마음껏 찍고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어린 왕자 조형물은 감천문화마을 꼭대기쯤에 위치해 있는데 이곳에서 내려다본 감천문화마을의 전경은 금방이라도 하늘에 닿을 것 같고 굽이굽이 계단식으로 이루어진 파스텔 톤의 집들이 질서정연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어 독특함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선사하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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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사이 사이를 거닐다 보면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들이 얼마나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왔는지 알 수 있다. 마을 중간에  '별 보러 가는 계단'이라는 곳이 있는데 이 계단의 의미는 '무거운 짐을 지고 가파른 계단을 오르다 문득 뒤돌아보면 현기증으로 눈앞에 별이 보인다'고 어려웠던 그 시절의 아픔이 담겨 있다. 이처럼 가파른 계단을 따라 골목 사이사이를 지나다 보면 사람 한 명 정도가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길도  있었다. 

감천문화마을이 생겨난 배경과 부산의 역사에 대해 알고 다시 방문하여  체험 해보니 지금은 이렇듯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지만 이 이면에는 부산과 피란민들의 아픈 역사와 맞닿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감천문화마을에 배어있는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의  삶과 애환에 대한 감수성을 작게나마 느껴볼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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