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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나오는 환자들은 각기 다른 트라우마나 강박증이 있다. 야쿠자는 날카로운 것을 무서워하며 곡예사가 공중그네에서 추락하고, 병원 원장의 가발을 벗겨버리고 싶은 젊은 의사 1루 송구를 무서워하는 3루수... 모두 무언가 의식을 하고 집착하며 마음의 병이 생겨버린 환자들이기에 그들은 각기 다른 사연과 이야기를 가지고 우연히 또는 필연적으로 어쩔수없이 병원을 방문하게 되고 독특한 신경과 의사 이라부는 독특한 간호사 마유미와 함께 자신만의 방식으로 때론 고집스럽고 억지스럽지만 그들의 트라우마를 이겨낼 수 있게 돕는다.

여러 일로 힘들고 지쳐있던 와중 친한 언니가 차태현이 정형돈에게 선물해 정형돈이 읽고 위로를 받았다고 하면서 내게 선물해준 책이다. 이 책을 선물 받을 당시만 해도 나는 밥을 먹고 약을 먹는 행위마저도 지쳐서 하고 싶지 않아 했었고, 모든 것이 무기력하고 무섭고 두렵기만 해 밖을 나가는 것도 누군가를 만나는 것도 거부한 채 집에만 틀어박혀 혼자 눈물로 밤낮을 지새우던 때였다. 그렇다 보니 선물 받은 이 책을 읽은 행위마저 거부감이 들고 하기 싫었지만 언니의 지속적인 강요로 인해 첫 페이지를 펼치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기대도 없이 가볍게 읽기 시작했지만, 내용은 가벼운 듯 가볍지 않았고, 누군가의 상처 혹은 트라우마를 잘 표현한 것이 흥미로웠으며 가볍게 술술 읽히면서 재미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독특한 의사 이라부가 각기 다른 트라우마의 환자들을 치료하는 과정이 독특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해서 각 챕터마다 이번엔 어떤 방법으로 이리부가 환자를 치료할까? 라는 생각이 먼저 들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이 책을 읽으면서 소설 속 환자가 아닌 나 권수희라는 사람이 이라부라는 의사에게 치료받고 상처가 치유되는 느낌을 받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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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괜찮을 것이다. 그런 기분이 든다. 무너져버릴 거 같은 순간은 앞으로도 여러 번 겪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주위 사람이나 사물로부터 용기를 얻으면 된다. 모두 그렇게 힘을 내고 살아간다. 어제 사쿠라가 한 말이 큰 격려가 되었다. 반성도 했다. 자신의 작은 그릇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인간의 보물은 말이다. 한순간에 사람을 다시 일으켜주는 게 말이다. 그런 말을 다루는 일을 하는 자신이 자랑스럽다. "

<공중그네> 5. 여류작가 p304

항상 지쳐있던 나는 주변에서 응원해주고 곁에 있어 줘도 항상 불편하기만 했었다. 하지만 이 대목에서 주변에서 용기를 얻으면 된다는 말에 내 주변에서 용기를 주고 내 편이 되어주는 주변인들이 고마웠고 한편으로는 몰라줬던 게 미안해서 마음에 참 와닿았던 것 같다.

현대사회에서는 누구나 스트레스를 받고 지치고 답답함을 느낄 것이다. 그 답답함을 독특한 의사 이라부를 통해 살짝은 풀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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