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것들을 보장받기 위해서 왜 힘써야 하는가

 최근 교내에서 학습권 보장에 대한 학우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익명성을 이용하지 않을 때 당하게 될 보복성에 대한 우려도 있어 당당히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학내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을 봐도 익명성을 이용하여 사건에 대한 비난과 편가르기가 이루어지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사건이 일어난 과의 학과장은 문제에 대해서 학생들과의 소통을 위해 간담회를 개최했지만, "익명성 보장이 되지 않기 때문에 불참했다"는 글도 적지 않은 만큼 많은 우려가 함께하고 있다. 필자는 해당 학과의 학우와의 인터뷰, 같은 단대 내 학생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학생들이 목소리를 내는 부분에 대한 학우들의 입장을 들어보았다.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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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진행했던 해당 학과의 학우는 "교수님들의 태도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불만이 있었던 적은 없었다. 하지만 등록금을 내는 입장에서 문제제기한 부분에 대해서는 개선점이 필요하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학생들이 대자보를 붙이거나 과잠 시위를 한 것이 학생들의 입장을 전하는데 충분히 기여했다"며 "나중에 입학할 학생들에게도 영향을 끼치는 부분이기 때문에 문제가 계속 된다면 함께 목소리를 낼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

 같은 단대 내 타과 A학우와의 인터뷰에서도 "학생들이 목소리를 내기 힘들었을 것 같다. 의견을 내는것은 좋게 생각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C학우도 "자신의 문제를 알게 되었으면 인정하고 개선해야 한다"며 "우리 학과였으면 속상했을 것 같다"고 전했다. 반면 B학우는 "학생들이 예민한 부분도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처럼 학내 커뮤니티에서도 이 사건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과 부정적인 반응이 존재한다.

@매일경제 최아영기자 | 글과는 무관함
@매일경제 최아영기자 | 글과 무관

 필자는 학우들이 학습권을 보장받기 위해 목소리를 내는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보복을 두려워하고 익명으로 말해도 당사자를 색출하려는 모습을 보며 용기를 내지 못한다. 이번 사건도 돌아온 반응은 차가웠고 변화도 없었다. 하지만 자신의 입장을 표하고 당연한것에 대한 요구를 하는 모습에 경의를 표한다.

 필자도 부당하고 편파적인 교수님을 만났을 때 너무 억울하고 답답해서 연락을 드렸던 적이 있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성적은 네 인생을 책임지는게 아니다. 성적에 목매달지 말고 앞으로의 길을 잘 계획해라"는 말이었다. 아직도 이해가 가지 않지만, 그 때 필자도 그런 부당한 부분에 대해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면 후회했을 것 같다. 자신의 권리는 누가 대신 찾아주는 것이 아니다. 본인이 스스로 싸워 쟁취해야 할 문제이다. 익명성이 두려워 용기를 내지 못한다면 우리는 당연히 누려야 할 것들을 놓치게 될 것이다.

 당신이라면 조용히 살아갈 것인가, 부당함과 맞서 나의 권리를 찾아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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