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What if

 

 

하아...

 

 

춥다.

얼른 고타츠 안으로. 호오 따뜻해..  역시 한결 낫긴 나아. 

어느새 12월이네, 집 앞에 눈을 좀 치워야 하는데.

 

그르를르릉-...

그래그래  포포야.

눈이  장렬하게도 내리네.

 

 

 

@네이버영화
@네이버영화

 

 

 

 

 

 

 

 

 

"아아, 잘 들리니. 

몸은 늙지만 목소리만은 오래도록 변하지 않는데. 

내가 네 목소리를 기억하고 있는 만큼 너도 내 목소리를 잊지 않았겠지.

어렸을 적 '윤희'라는 이름으로 발송된 편지가 있었어. 난 그 편지에서

'쥰'이라는 이름을 발견했지. 너도 알다시피 쥰은 이곳에서 윤희를 그리워

하고 있었어. 대체 쥰은 누구일까 궁금하기도 하면서, 편지지에서 나는 

낯선 땅의 향기에 설레었어. 언젠가 쥰에게 들은 건데 쥰의 고모님께서

사랑하시던 분에게는 화장실 방향제 냄새가 났더래. 그게 참 좋으셨나 봐.

그런데 나도 화장실 방향제 냄새, 그거 되게 좋아했어 하하. 스읍 흐.. 

여긴 이제 겨울냄새가 나.  경수가 그러는데 올해 집 마련했다고 하더라. 

고등학교 때 그렇게 뭐가 되고 싶냐고 물어봤었는데. 그나마 되고 싶었던

것들 중에 부자가 제일 좋아 보였나 보지. 돈도 아름다운 사물이지. 어떤 것

보다 사람보다도 사물이 참 아름답고 좋아. 

 

그런데 말야,

 

너는 나에게 아니었어.

 

 

@네이버영화
@네이버영화

 

사실 윤희와 쥰의 이야기에서 윤희는 우리 엄마야.

 많이 놀랐을까.

아름다운 사랑의 이야기에 주인공이 우리 엄마라는 게!

오랜만에 글에  '!'  을 쓰니 몇 살은 어려진 기분이네. 종종 써야겠어.

그래 난 또 빙글빙글 다른 얘기를 시전하고 말아.

너 앞에선.

너가 최근에 이 근처 회사로 출장왔다고 들었어.

오타루면 JR로 30분이면 이곳으로 올 수 있대.

너가 많이 보고 싶은 밤이다."

 

 

@pixabay
@pixabay

 

응 오랜만이야. 새봄아.

네가 나를 많이 그리워한다는 걸 알아.

먼 곳에 있으면서 내가 많이 보고 싶었을 거 같아.

너희 어머니가 느낀 사랑이란 이런 거였을까.

새삼스럽게 이런 대화체로 또, 아날로그적인 편지를 주고받으니

마치 윤희와 준이 된 기분이다 우리.

7주가 많이 길었지. 나 이제 오타루로 가!

새삼스럽게 오글거리는 대화라도

겨울이라서, 삿포로라서, 너라서.

모든 게 반짝이고 사랑스러운 어느 날에. 

From your first snow.

 

추신. 나도 네 목소리가 듣고 싶었어

 

 




 

저작권자 © MC (엠씨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