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What If

ⓒ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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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말하지 못할 비밀을 가슴에 간직한 채 살아가고 있다. 새봄의 엄마이자 한 여자인 윤희에게는 첫사랑이 그 비밀이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우연히 새봄이 알게 된다. 자신의 엄마인 윤희와 그 첫사랑에 대한 숨겨진 이야기를 말이다.

 

평소 자신의 엄마가 외롭고 위태로워 보였던 이유를 알게 된 것만 같은 새봄은 윤희와 함께 윤희의 첫사랑이 있는 그곳으로 떠났다. 고등학교 졸업 전 다들 엄마와 해외여행은 한 번씩 간다고 귀여운 핑계를 대며 다녀온 여행. 윤희는 윤희대로, 새봄은 새봄대로, 첫사랑은 첫사랑대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돌아온 후 윤희는 자신만의 새봄을 만들기로 하며 오빠에게 작별 인사를 하러 간다.

 

ⓒ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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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인 새봄과 함께 떠난다고 하자 또 무슨 바람이 불었냐고 답답하다는 듯이 말하는 오빠.

기술도 능력도 없는 네가 뭘 할 수 있냐고 무시하며 화를 내지만, 윤희는 알아서 하겠다고 하며 떠난다.

 

오빠는 왜 윤희에게 '또 무슨 바람이 불었냐'고 했을까.

여행 다녀온 것을 알면서 왜 잘 다녀왔냐는 한마디도 안 했을까.

오빠는 윤희의 첫사랑이 그곳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일까.

 

 

만약에, 정말 만약에 오빠가 윤희에게 여행은 잘 다녀왔냐고 묻는다면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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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어색한 사이인 오빠가 그런 말을 하면 윤희는 당황할 것이다.

아마 '자기 그런 걸 왜 물어?'라고 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당황하면서도 오빠가 물었으니 잘 다녀왔다고 가볍게 답할 것이다. 이후 어색한 침묵이 유지되고 윤희가 먼저 여기를 떠날 것이라고 말하겠지. 오빠는 바라보기만 할 뿐 아무 말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윤희는 가게를 나가고 오빠는 윤희의 뒷모습을 빤히 바라볼 것이다.

 

결말도 안 바뀌는데 이게 무엇인가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이 영화를 통해 바꾸고 싶었던 부분은 오빠의 모습이다. 이 영화 속 윤희는 조금은 특이한 모습의 사랑을 했다. 그 사랑은 이상한 것도, 나쁜 것도 그 어떤 것도 아니지만 어렸을 당시의 윤희 가족들은 그러한 사랑의 모습을 이해하지 못했었다. 그렇기에 윤희가 사랑을 떠나보내도록 하고 얼른 결혼하게 만든 것이지 않을까?

 

원래 영화 속 오빠가 무슨 바람이 또 들었냐라고 묻는 모습을 보면 아직도 윤희의 첫사랑은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윤희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여전하다. 아마 어디에 갔다 왔는지 말 안 하는 윤희의 모습을 보며 윤희에게 뜻깊은 곳, 더 나아가 첫사랑이 있는 곳을 다녀왔지 않았을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오빠가 그저 잘 다녀왔냐고 묻는다면, 윤희도 놀라지 않을까? 오빠도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윤희를 바라본다면 서로 깨달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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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는 그때 윤희의 사랑을 이해하기로 했고

윤희는 누군가 지금에서라도 나를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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