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에 경계란 없다.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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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 ‘미란도’의 프로젝트, 일명 ‘슈퍼돼지 프로젝트’의 결과물, ‘옥자’. 옥자와 같은 슈퍼 돼지라는 새로운 종을 만들어 낸 미란도 코퍼레이션의 CEO ‘루시 미란도(틸다 스윈튼)’는 사료도 적게 먹고, 배설물도 적게 배출하는 슈퍼 돼지들로 전 세계의 기아 문제와 환경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우게 된다.

살벌하지만 나름 획기적인 목표를 효과적으로 홍보하고 최상의 결과를 도출해내기 위해 26개의 국가로 보내진 슈퍼 돼지들. 이 영화는 그 중 한국으로 보내진 ‘옥자’와 강원도의 산골 소녀 ‘미자(안서현)’의 감동적인 가족 이야기다.

 

영화 '옥자'는 사람과 사람만이 가족이 되는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였다. 직접 배 아파 낳는다거나 혈연으로 이어진 친척 뿐만 아니라 같이 시간을 보내면서 쌓인 유대로 가족이 될 수도 있음을 보는이들에게 시사한다. 거기에 필자가 중점을 두고 감명깊게 보았던 연출이 있었는데, 그것은 미자(안서현)가 10년이나 함께 지낸 가족을 지키기 위해 어린 나이에 외국어도 하지 못하면서 머나먼 미국 땅까지 겁 없이 찾아가는 모습이었다.

사실 필자는 한 번도 반려동물을 제대로 길러본 적이 없다. 동물 자체에 호의적이긴 하시지만 함께 지내는 것은 부담스러워 하시는 부모님의 영향으로 본인은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동물원 등에서 눈으로만 보는 것으로 만족하곤 했다. 그래서 사실 주변에서 SNS를 통해 반려견이나 반려묘와 함께 놀아주고 소중한 순간들을 추억으로 남기는 지인들의 모습들을 보며 그저 부러워만 했었다. 그랬던 나는 이번 기회에 옥자란 영화를 보면서 미자와 옥자, 둘이 지니고 있는 특별한 유대관계를 통해 또 다시 같은 감정을 느꼈다. 사람이 동물을, 동물이 사람을 친구나 가족으로 생각한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아마 그 사이에서 서로가 느끼는 감정들은 직접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짐작한다. 그도 그럴 것이 유독 다른 대상들과 눈을 마주칠 때 보다도 옥자와 미자가 서로가 서로를 바라볼 때의 눈빛이 더 애틋했다. 눈빛만 봐도 서로 아는 오래된 부부처럼 말이다.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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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를 양육하는 부모의 처지도 아닌 어린 소녀조차도 자신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 위험도, 어른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직 그 사이에는 어른들의 복잡하고 이기적인 이해관계가 한 가족에게 몹쓸 짓을 했고, 소녀에게서 다른 것으로는 대체할 수 없는 소중한 가족을 앗아가려 했을 뿐이다.

영화의 사이사이, 둘은 알 수 없는 귓속말을 주고받는다. 과연 미자와 옥자는 무슨 말을 주고받았을까? 그 알 수 없는 말들처럼 둘만 아는 애틋한 행동을 필자는 겪어본 적이 없기에 그저 부럽기만 하다.

‘가족’에 경계는 없다는 것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 ‘옥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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