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는 못 속이지.'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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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트 가문의 부자가 아들 친구의 죽음을 파헤치고, 떨어졌던 가족의 시간을 다시 회복한다. 아들을 지키고 총과 폭력으로부터 벗어나 평범한 인생을 누리게 하기 위해 남편을 떠나 홀로 아들을 기른 아내 ‘마야’. 하지만 기구한 운명은 아들을 전 경찰이었던 아빠와 비슷한 길을 걷는 FBI가 되게 하고, 비화기주의자(?)인 아들 ‘JJ’는 사건을 파헤치며 어쩔 수 없이 총을 손에 쥐게 된다. 말보다는 행동, 악수보다는 주먹 거기에 주위의 시선과 쓴소리는 무시하기 일수에 권총이 먼저 나가는 갱보다도 더한 80년대 초 할렘의 전설, 아빠 ‘존’. 지독하게도 엮이기 싫었지만 전역한 군인이자 JJ의 소중한 친구 ‘카림’이 수상한 의문에 둘러싸인 채 죽음을 맞이하자 약속이라도 한 듯 셋이 다시 함께하게 된다. 2019년 개봉한 미국의 영화 ‘샤프트’는 상남자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사뮤엘 잭슨의 웃픈(?) 가정사가 담겼다.

샤프트는 평생 폭력을 멀리한 채 남자 취급도 받지 못하는 아들 존 샤프트 주니어로부터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어쩔 수 없이 헤어져 시간이 지났음에도 가족은 가족이라는 점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필자는 이 영화를 보고서 서구 특유의 문화에서 부러움을 느꼈다. 예를 들자면, 자유분방한 아버지와 아들의 대화 방식 그리고 둘 만의 유대관계가 부러웠다. 통상적으로 동양에서의 부자지간이라 함은 예의는 물론이고 둘이서 갖는 술자리와 시간은 엄숙하고 어렵게만 느껴질 수도 있다. 아, 물론 예외적인 집안도 현대에 이르러서는 꽤나 많이 생겼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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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트 가문의 아버지 존은 60세라는 나이 설정에도 불구하고 지독한 모범생인 아들보다 훨씬 더 인생을 재밌게 보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게다가 할아버지마저 JJ의 상상을 초월한다. 벽장의 전부가 총으로 전시된 할아버지의 자택은 그렇게 멋지지가 않을 수 없었다. 구 세대와 신 세대가 합쳐져 힘과 지능을 겸비한 부자들의 모습들은 보는 내내 남자의 가슴을 쥐고 흔든다. 현실에서는 보기 힘든 장면들은 영화이기에 가능한 이야기이겠지만 역시나 멋있다. 당연하다는 듯 하는 행동도 내뱉는 말투와 하는 생각들도 그들이 가족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그런 말들도 있지 않은가 피는 물보다 진하다거나 피는 못속인다라는 말들 말이다. 아버지와 함께 시간들을 보내며 진정한 남자로 진정한 샤프트 가문의 일원이 되는 JJ의 모습이 유난히 인상 깊게 가슴에 남는다. 무릇 진짜 남자가 된다는 것은 아마 소년이 단순히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되는게 아니라 아버지를 통해 배우며 또 하나의 가장이 되는 것이 아닐까?

따뜻한 감동을 다루는 영화가 아니라 총알이 날아다니고 피가 튀기는 액션 장르에서 가족애와 가족이란 무엇인가를 엿볼 수 있는 영화, 샤프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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