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제주도 가족 여행을 다녀왔다. 코로나 이후로 처음 떠나는 여행이었고, 정말 오랜만의 가족 여행이라 가기 전부터 신나고 설레었던 기억이 난다. 2달 전 화창했던 제주도의 기억을 가지고 4일동안의 제주 여행을 기록해보려 한다.

김윤지
김윤지

  여행 당일 아침, 오전에 일어나 미리 싸둔 짐을 챙겨 대구공항으로 향했다. 부모님과 언니, 나는 전부 따로 살고 있는 탓에 시간에 맞춰 대구공항에서 만났다. 2019년 해외여행을 다녀온 이후로 오랜만에 타는 비행기여서인지 공항에서부터 여행의 설렘이 물씬 느껴졌다. 제주 공항에 도착하니 매서운 제주도 바람이 우리를 반겼다. 도착 후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981 테마파크'에 가서 카트를 탔다. 당시 상급 코스가 공사 중이어서 하급 코스밖에 못 타 아쉬웠지만 카트를 타고 다시 올라가는 길에 제주 바다와 노을을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어 주변에 제주도 여행을 가는 친구가 있다면 꼭 추천해주고 싶은 곳이다.

김윤지
김윤지

  제주도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는 바로 '우도'다. 성산포항에 가서 10~20분 정도 배를 타고 들어가면 우도에 내려준다. 대충 10~20분이라고 적었지만 사실 바다 구경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재밌게 들어가서 정확한 시간은 가늠이 안 된다. 우도에서는 전기 자전거를 빌려서 우도 한 바퀴를 돌았다. 자전거로 우도 한 바퀴를 돌면서 중간중간 구경하고 싶은 스팟에 내려 바다. 하늘. 자연을 느꼈다. 여행 내내 비와 바람에 시달렸던 시간 중 유일하게 비가 안 오고 해가 쨍쨍하게 비췄던 날이었고, 우도만이 주는 그 평온하고 따뜻한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가장 기억에 남고 또 가고 싶은 장소다. 특히 새파랗게 빛나는 바다색과 하늘색이 너무 예뻤다.

  같은 날 오후엔 '섭지코지'를 방문했다. 섭지코지는 18살 때 수학여행으로 와봤던 장소다. 수학여행 땐 비 오는 낮에 방문했었는데, 이번에 본 섭지코지는 맑은 하늘에 노을이 지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5년 전에 왔을 때와 느낌이 엄청 달랐다. 나는 섭지코지 산책로를 걸으며 수학여행 당시 찍었던 사진을 찾아봤다. 18살 때 섭지코지 산책로의 작은 바위 옆에서 브이를 하고 찍은 사진이 있었는데, 그 바위가 지금까지 그 자리에 같은 모습으로 있었고 바위 뒷편의 유채꽃밭도 같은 위치에 같은 모습으로 그대로 있었다. 그 공간 속의 분위기는 달랐지만 5년이 지나도록 그대로 있는 자연이 신기하면서도 웅장했다.

김윤지
김윤지

  셋째 날은 호우 주의보가 발령됐고 하루종일 비가 왔다. 그래서 실내 프론테리아 카페에 갔다. 급하게 찾아서 간 카페였지만 내부 인테리어, 커피 맛, 디저트까지 다 마음에 들었다. 가게 옆에는 사장님이 운영하시는 자그마한 꽃 가게와 옷가게가 있었는데 알록달록한 꽃들과 함께 생화 향기가 솔솔 나서 눈도 코도 즐거웠다.

  평소 젊은이들의 로망이라는 '제주 한 달 살이'에 대한 로망은 나도 갖고 있었다. 이번 여행 이후로 나는 한 달 살이가 아닌 제주 1년 살이를 해보고 싶어졌다. '봄의 제주, 여름의 제주, 가을의 제주, 겨울의 제주' 제주도의 사계절을 모두 가까이서 보고 느끼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당시 급격히 더워지는 대구 날씨를 보고 얇은 옷들만 챙겨 갔던 나는 제주의 거센 바람과 낮은 온도에 고생을 좀 했지만 지나고 되새겨보니 행복했던 기억이 더 많은 제주 여행이었다. 제주도는 계절마다, 시간마다, 장소마다 항상 새롭고 다양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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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제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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