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What If

 

 

#죽음의 계단 바로 밑 어느 골목

윤영은 자전거에서 내린다. 그의 앞에는 성원이 있다. 어, 여윤영! 성원은 수화기를 내리며 윤영에게 손을 흔든다.

길 좀 잘 알려주지.. 이윽고 너 때문에 매우 힘들게 이곳에 왔다는 눈빛을 쏘는 윤영. 이에 성원은 그 방향으로 올 줄 몰랐다며 둘러댔다. 그래서 집은 결국 계약된 거야?
어..
됐어. 그건 다시 구하면 되는 거고. 윤영은 성원을 물끄러미 쳐다본다.
왜, 왜? 내 얼굴에.. 뭐가 묻었나..? 아.
뭐가?
너 혹시..
혹시?
아, 아냐.
그래.
응? 너 나한테 더 안 물어봐? 무슨 일인지?
그래, 안 물어봐. 그게 왜?
왜 막 물어봐도 되는데.
네가 아니라며.
어어, 그래 알겠어.
자전거를 끌고 집으로 가는 윤영. 그 뒤를 쫓아가는 성원.

 

ⓒ네이버 영화
ⓒ네이버 영화

 

 

#윤영의 집

윤영은 1인용 소파에 앉아있다. 성원은 소파를 마주 보는 식탁의자에 자리해 있다.


먼저 운을 떼는 윤영. 후..
이 상황을 가만히 지켜보며 눈치만 보던 성원. 성원은 1인용 소파 바로 옆 넓은 소파로 간다. 그러곤 윤영을 바라보며.
내가, 진짜 미안해. 그러려고 그런 게 아닌데. 아이.. 머리를 긁는다. 찾은 줄 알았거든, 아니 그게 같이 일하는 동생 발가락에 끼워져있는 거야. 너무 황당하잖아. 난 걔가 맥신을 훔친 줄 알았어. 진짜야. 조용히 찾아가서 12만 원을 줄 테니까 그 반지 나한테 달라고 했어. 나중에 그걸 손에 끼워봤더니 안 들어 가지더라. 맥신이 아닌 거지. 정말 미안해. 백금으로 만든 건데 그거. 아,
윤영은 마치 길거리를 걷다 만난 우연한 장사치가 본인의 얘기를 줄줄이 내뱉는데, 갑작스럽고 황당한 나머지 입이 떨어지지 않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잠시만. 잠시만. 그게 무슨 소리야?
음.. 맥신을 잃어버렸고, 아는 동생 발가락에 그게 끼워져 있었고, 12만 원 주고 샀더니 맥신이 아니었다는 이야기..?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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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이사한 지 일주일째. 짬짬이 짐 정리를 마친 후 아침 산책을 나온 윤영과 성원

참 내가 아직 말 안 했었나?
뭘?
나 이 집에 메기 데리고 올 거야.
메기? 웬 메기?
우리 병원에 환자분이 키우시던 메긴데. 그분이 퇴원하셔서. 나한테 맡겼어.
에이 메기는 무슨.
메기랑 대화하면 무슨 고민이든 들어줘. 내 마음을 정말 잘 알아.
너 무슨 고민 있었어?
성원을 물끄러미 쳐다보는 윤영.
에이 또 왜. 저번에 다 말해줬잖아. 다시 말해줘? 내가 돈 벌어서 그거랑 똑같은 거 아니 더 좋은 걸로..
혹시 사람 때린 적 있어?
어? 어.. 전 여자친구 때린 적 있어. 
(이사한 집에서 유유히 놀고 있던 메기가 뛰어오른다)
쿠구구구구구궁
어, 어....? 악! 거대한 싱크홀 밑으로 빠진 성원.
윤영아, 여윤영!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윤영.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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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기 :

우리가 구덩이에 빠졌을 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더 구덩이를 파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얼른 빠져나오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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