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포토 콘텐츠

ⓒ 네이버 영화
ⓒ 네이버 영화

 

나의 세상에는 항상 할머니가 있었다. 대부분 부모님이나 친구를 말할 수도 있지만, 태어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내 세상에는 할머니가 가장 많이 있었던 것 같다. 유치원에 갈 때랑 초등학교 등하교 때는 항상 할머니와 함께였던 것처럼 나의 시선 속에는 언제나 할머니가 자리 잡고 있었다.

 

장날이면 할머니의 손을 잡고 가서 특별한 것을 사지 않더라도 칼국수 한 그릇을 먹고 돌아온 기억이 있다. 하나밖에 없는 외손녀라며 애지중지, 건강한 것만 먹이겠다며 시장에서 가장 싱싱한 것들만 사서 골라오시던 우리 할머니.

 

시간이 흐르면 어쩔 수 없이 나이를 먹고 그에 따라 사람은 변한다. 나는 지금의 모습으로 변했으며 우리 할머니 또한 마찬가지다. 나의 시선 속에 담겨 있는 할머니는 누구보다 점잖고, 똑똑하며 건강하셨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건강은 물론이며 성격, 사소한 습관까지 다 바뀌더라.

 

변화를 처음 맞닥뜨렸을 때는 당황스러웠다. 그래서 할머니와 다툼 아닌 다툼이 있었고, 사이가 서먹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니,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단지 나의 시선 속 할머니의 걸음걸이가 조금 느려지고 주름이 더 많아졌을 뿐이다.

 

손잡으면 느껴지는 그 온기와 할머니 특유의 웃음,

나의 시선 속 할머니는 항상 똑같다는 것을 왜 이제야 깨달았을까.

 

ⓒ pixabay
ⓒ pixabay

 

사람마다 시선이 다르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누군가는 우리 할머니가 변했다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의 시선 속 할머니는 언제나 같은 모습이다. 누구보다 손녀인 나를 아껴주며 사랑을 주는, 따뜻하고 든든한 그런 사람. 물론 언젠가는 할머니가 내 곁을 떠날 때가 올 것이다. 그러나 나는 나의 시선 어딘가에 언제나 같은 모습의 할머니가 존재할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우리 할머니는 언제나 나의 시선 속, 똑같은 모습으로 나를 향해 웃고 있을 테니까

 

 

 

 

 

저작권자 © MC (엠씨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