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심 속 대화가 이어주는 서로의 삶의 이해

대한민국 가정에는 무관심, 대화 부족이 대부분이다. 안 그러고 싶고 안 그래야 할 것 같지만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부모 자녀 간에 대화가 없으니 서로의 생활을 알 수가 없다. 한 번만이라도 부모는 자녀의 생활을, 자녀는 부모의 생활을 알 수 있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여기 이 상황을 아주 잘 보여주는 영화 '아빠는 딸'이 있다.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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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딸과 평범한 아빠가 있다. 평소처럼 학교를 가기 위해 나서는 딸과 출근을 하려는 아빠는 아침을 먹고 집을 나선다. 같은 길을 가지만 아빠와 딸은 대화가 없다. 아빠는 딸에게 말을 걸어보지만 딸은 아빠에게 무관심할 뿐이다. 딸의 사생활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학교 공부에만 관심을 가지고 딸은 그런 아빠가 지겨울 뿐이다. 어느 날 아빠와 딸은 결국 한바탕 싸우게 되고 별 탈 없이 집으로 돌아가나 했지만 사고가 난다. 정신을 차려보니 두 사람은 병원에 있었고 서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인해 보지만 두 사람의 몸은 바뀌어 버렸다. 아빠는 딸의 삶을, 딸은 아빠의 삶을 살고 서로를 알아가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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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지만 서로가 몸이 바뀌었다는 설정에서 각자의 삶을 들여다보고 보여주는 재미있는 요소들이 많다. 상대방을 이해하려면 먼저 그 사람의 입장이 돼봐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그렇게 서로가 숨겨왔던 속내를 알아갈 수 있다. 학생인 자녀가 부모의 직장 생활을 이해할 수 있을까? 반대로 직장인인 부모가 자녀의 학교생활을 잘 이해할 수 있을까? 나 또한 학생 신분이고 부모님도 현재 직장인이시다.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사회의 삶을 적응할 수 있을까라는 점과 두렴이 앞선다. 현재 그런 삶을 살고 있는 부모님이 마냥 존경스럽기만 하고 궁금하기도 하다. 하지만 영화처럼 나는 특히 아빠와의 대화가 거의 없기 때문에 아빠가 어떤 직장 생활을 하는지, 어떤 사생활이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아빠 또한 나의 사생활은 어떻고 학교생활은 어떻게 지내는지 알 수 없을 것이다.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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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예고편을 처음 봤을 때 아빠와 딸의 대화가 없고 서로가 무심하다는 점과 아빠와 딸의 몸이 바뀌어 서로의 삶을 살아가고 점차 이해하는 내용에서 공감이 되어 고민 없이 바로 영화를 봤다. 나의 현재 상황과 너무 맞고 공감이 되어 더욱 영화에 몰입했고 여운이 많이 남았다. 현실적으로 몸이 바뀔 수는 없지만 내가 만약 아빠의 삶을 살아볼수 있다면, 아빠의 생활에 관심을 기울일 수 있다면, 대화를 많이 할 수만 있다면 마음 한 편에 있는 답답함은 없지 않을까 생각했다. 내가 먼저 말을 걸어볼 수도 있지만 마음처럼 쉽지가 않고 이 상태가 너무 오래됐기 때문에 원래 그렇다고 느껴지게 된다.

비록 영화는 부모와 자녀가 서로 몸이 바뀌게 된 설정으로 코믹적인 연출을 많이 보여주어 우리에게 웃음을 주지만 우리는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대한민국 가정에서 부모와 자녀 간의 대화가 부족하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이 영화를 통해서라도 자녀가 먼저, 혹은 부모가 먼저 서로에게 마음을 열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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