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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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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기차역은 만남과 헤어짐이  공존하는 곳이라고 했다.

저마다의 사연과 저마다의 추억이 깃들어 있는 그곳, 

그래서 우리는 기차에 대해서 느끼는 감정이 모두 다르다.

그렇지만   어느 누구에게든 분명히 추억일 거다.  어떤 종류든 말이다.

 그 추억은 긍정적일 수도 있고 부정적인 일 수도 있다. 

 

하지만 모두에게  한 가지 물어보고 싶다.

기차 맨 뒤 칸에 앉아 창밖을 본 적이 있는가?

 

 

예매하다 보니 자리가 없어서 기차 맨 뒤 칸에 타게  된  그날은

내  인생에서 손에 꼽을 만큼 인상적이었다.

영화처럼 같이 온 일행들은 모두 잠들고 나 혼자 화장실을 가려고 밖으로 나오게 되었다.

웬걸 기차 맨 뒤에서 보는 그 풍경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덜컹거리며 달리는 기차 안에서 나는 홀로 서 있고

내 양쪽의 풍경은 시시각각 달라졌다.

그렇지만  내 정면의 그 창문의 풍경은 사진처럼 고정되어있었다.

내 귀에 꼽힌 이어폰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노래가 나오고

고정된 창은 그 여름의 푸르름을 담고 있었다.

여름만이 줄 수 있는 그 푸르른 녹음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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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에는 다들 외출하기가 쉽지 않았다.   올해 초부터 모든 것들이 다 비대면으로 진행됐고

지금은 당연하다는 듯이 마스크를 쓰고 외출하고  수업도 온라인으로  듣는다.

자꾸 집에 머물다 보니 내 20살에 대한 회의와 고민  그리고 무기력함이 나를 괴롭히기도 했다.

그때마다 그 마음을 꾹꾹 누르기만 했는데 그 녹색의 풍경이 나의 마음을 좀 풀어지게 했다.

딱히 극적인 사건도 엄청난 우연도 없었지만

나는  그때  그 풍경을 잊을 수가 없다.

그래서 만약 지금도 기차를 탈 일이 생기면  맨 뒷 칸을 예매할 거다.

 

 기차는 다른 교통수단보다 왠지 모르게  낭만적이고 아련하다.

그래서일까?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단골 소재로 사용된다.

책에서도 기차를 타고 고향에 내려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아까 말했듯  기차에 가지는 추억은 다를 수 있다.

나는  감성적인 추억이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가슴 아픈 사연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다들 한 번쯤은 열차 제일 뒤편의 창문을 감상해보는 걸 추천한다..

나에게는  아직도 사진처럼 남아있는 그 기차의 창문이 다른 이에게도 추억이 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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