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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과 낯선 은 같은 말인 것 같다. 처음과 낯선 이라는 단어는 때로는 기분 좋아지는 말이며 때로는 긴장되게 하는 말이다. 처음이라는 설렘을 가질 수도 있으며 처음이라는 긴장감도 가질 수 있다. 낯선 또한 마찬가지이다. 낯선 이라는 이질감을 가질 수도 있으며 낯선 이라는 새로움이 될 수도 있다. 설렘과 긴장감, 이질감, 새로움 모두 변화에서 생길 수 있는 것들이다. 낯선 것들은 많다. 처음인 것들도 많다. 나는 낯선 곳, 낯선 시간, 처음 하는 일, 처음 먹는 것을 싫어한다. 태어나서 처음 가본 동네가 이질감 들고, 어느 날 문뜩 깨어있는 새벽시간이 낯설다. 처음 해본 아르바이트 일과 처음 먹어본 덜 익은 달걀이 싫다.

태어나서 처음 가본 동네에서 길을 잃은 적이 있다. 그때의 긴장감이 그 동네를 더욱더 낯설게 만들었다. 깊게 잠들지 못하던 밤 문뜩 잠에서 깨어났다. 평상시와 다른 공기와 촉감이 그 시간을 더 낯설게 만들었다. 처음 아르바이트를 해봤다. 실수투성이였다. 처음으로 내가 바보 같다고 느껴졌다. 친척 집에서 반숙으로 삶은 달걀인 줄 모르고 남기지 않고 먹어야 했을 때 나의 인생 처음 덜 익은 것을 먹는 순간이었다. 나에게 처음은 언제나 낯설다. 다른 이들에게도 그럴 수 있다. 누구나  낯선 곳, 낯선 일, 낯선 음식은 처음이라 낯설 것이다.

그래서인지 낯선 과는 다른 익숙함이 더 좋다. 익숙함은 나에게 늘 편안함을 준다. 편안함에서 느끼는 안정감이 좋다. 나는 익숙한 곳, 익숙한 시간, 익숙한 일, 익숙한 음식이 좋다. 내가 사는 익숙한 동네, 하루에 끝에 가까운 잠들기 전 저녁시간, 늘 하는 게임,  늘 먹는 잘 익은 음식을 좋아한다.

익숙한 동네를 걸으며 새로운 것을 찾는 재미가 있다. 늘 걷던 길이 아주 조금 달라졌을 때 달라진 것을 발견하며 익숙함에 새로움을 더할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 열심히 할 일을 하고 저녁시간이 다가오면 하루에 있었던 일을 생각하며 나만의 시간을 갖는다. 매일매일 이 시간을 기다리기도 한다. 그 시간에 하는 일은 내가 늘 하는 게임이다. 누군가는 내게 왜 똑같은 게임만 해?라고 의아해한다. 그러면 나는 늘 하던 거니까라고 대답한다. 늘 하던 게임이라서 익숙해서 재밌다. 먹는 것도 그렇다. 언제나 음식은 잘 익혀서 먹는다. 왜냐하면 날것은 먹어본 적이 없다. 익숙하지 않아서 먹지 않는다. 늘 하던 것들이 나에게는 여전히 익숙하다. 이 익숙함이 언젠가는 낯설게 느껴지는 일이 생길 수 있을 것이다.

누구나 한 번쯤 낯선 곳, 낯선 시간, 처음 하는 일, 처음 먹어본 음식을 맞이한 적이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변화에 처음과 낯선에서 어떤 감정을 느낄까? 그럴 때마다 사람들은 어떻게 익숙해지는 것일까? 혹 나만 익숙해지지 못하고 여전히 낯설게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들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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