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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연
ⓒ오시연

 

마지막이었다.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을 해보겠다고 아득바득 정말 마지막으로 도전한 게 2주 전이었다.

 

열심히 노력했으니까, 누구보다 열정 하나는 뒤처지지 않으니까, 재능이 있으니까 등등 여러 이유를 핑계 대며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남들이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할 수 있다고 응원해 줄 때 정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 오산이었다. ? 내가 가진 열정과 노력, 그리고 재능은 나만의 것이 아니니까, 모두가 가지고 있으니까.

 

2주 전에도 똑같았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남들보다 훨씬 준비를 많이 했으니까 당연히 내가 될 줄 알았지만, 다른 사람이 빛을 받았고 오히려 나는 어둠 속에 있다는 그 사실 하나가 절망적이었다. 믿을 수가 없어서 관계자에게 물어봤다. 나는 밤새워서 노력했고 누구보다 피를 토해냈는데, 왜 내가 아닌 저 사람이냐고. 저 사람에게는 특별한 게 있냐고. 그러자 관계자는 말했다.

 

 

네가 한 노력은 다른 사람도 하는 거야. 여기 온 누구도 노력하지 않은 사람이 없어. 저 사람이 된 이유는 나보다 네가 더 잘 알 텐데? 피를 토해냈다고 했지. 우리는 피를 토하면서까지 이기기 위한 게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것을 우리한테 보여 달라고 말했어. 그래서 저 사람은 보여 줬어. 그런데 너는? 생각해 봐. 과연 네가 원하는 것을 우리에게 보여 줬는지.”

 

 

어이없었다.

내가 원하는 걸 보여 달라고 해서 보여 줬잖아.

당연히 빛을 보고 싶었고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과 차별화된 나만의 특별함이 필요했다. 그래서 특별함을 보여 줬을 뿐인데 왜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나오지 않자, 결국 나는 포기를 선택했다. 마지막까지 노력했지만 결과는 나를 배신했으니까 포기만이 답이지, . 시답잖은 결론을 내린 뒤 무슨 마음에서인지 무작정 기차를 타고 떠났다.

 

혼자 조용히 가고 싶어서 사람이 없을 것 같은 날과 시간을 골랐는데... 실패였다. 다른 사람들 다 혼자 앉아서 가는데 왜 내 옆자리는 주인이 있는 것이며 이 사람은 왜 이렇게 말이 많을까. 초면인 사람한테 궁금한 게 뭐가 그렇게 많은지, 결국에는 본인의 고민까지 말하고 내 고민은 없냐고 계속 물어봤다. 말하지 않으면 계속 물을 것 같아서 대충 둘러대고 끝내려고 했는데 내 입은 구멍이 뚫린 건지 줄줄줄... 결국에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하려고 한다는 말까지 했다. 생각보다 상대가 반응 없이 잘 들어줘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초면인 사람한테 말하는 것이라서 그런 걸까. 생각보다 후련하게 말한 나는 상대를 흘끗 봤고 상대는 무언가를 생각하다가 말을 꺼냈다.

 

 

그래요. 때로는 포기가 필요하지. 그런데 포기는 후회가 없을 때 하는 거 아니에요? 지금 내가 봤을 때 지금 당신은 이대로 포기하면 후회할 것 같은데.”

그걸 그쪽이 어떻게 알아요? 오늘 처음 본 사이면서.”

그냥 그런 감 있잖아요. 만약 당신이 정말 포기한 거면 그렇게 우울한 표정을 안 짓고 후련한 표정을 짓지 않을까 생각해요. 지금 당신 곧 울 것 같아. 다시 한번, 딱 한 번만 더 시도해 봐요. 왜 그런 말 있잖아요, 시작은 끝이다.”

끝은 시작의 다른 말이겠죠.”

그거나, 그거나. 비슷하죠. 내 감 한 번만 믿어 봐요. 손해 보는 장사 아닐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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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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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 . , 방금 왔어. 지금 차분하게 들려도 엄청 떠는 중. 안 되면? ... 다시 해 봐야지. 저번이 마지막 아니었냐고? 맞아, 마지막의 마지막이었지. 실패하면 또 마지막의 마지막의 마지막을 도전할 거고. 그냥 큰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고 마지막이라는 굴레 속에서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서. , 나 이제 들어가야 된다. 끊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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