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bye, Final Boss, 눈물의 은퇴식- 21번 영구결번 지정

2025-10-04     이세인
[출처]- 삼성 라이온즈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의 정규 시즌 막바지인 9월 30일, 삼성 라이온즈와 기아 타이거즈의 15차전이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렸다. 이날은 단순한 경기 이상의 의미를 가진 날이었다. 바로 삼성의 전설적인 마무리 투수, ‘끝판 대장’ 오승환 선수의 은퇴식이 함께 진행된 날이었기 때문이다. 이 특별한 날을 위해 오승환은 1군 엔트리에 등록되었고, 삼성 박진만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경기 흐름에 따라 가능하다면 9회 초에 오승환 선수를 마운드에 올릴 생각”이라며 그의 등판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삼성은 현재 정규 시즌 4위에 올라 있는 상황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기에 감독 입장에서도 은퇴식을 위한 등판을 사전에 확정 짓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경기 초반 삼성 타선이 폭발하며 승리의 기운은 예상보다 빠르게 삼성 쪽으로 기울었다. 특히 외국인 타자 디아즈가 3점 홈런을 터뜨리는 등 삼성은 초반부터 총공세를 펼쳤고, 이후에도 타자들의 집중력이 이어지며 5-0으로 리드를 잡는 여유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팬들의 기대대로 9회 초, 오승환이 마운드에 올랐다. 이날 등판은 그의 KBO 통산 738번째 이자, 현역 마지막 등판이었다. 상대 타자는 기아의 베테랑 타자 최형우. 두 선수는 과거 삼성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함께했던 인연이 있는 사이로, 이 상징적인 맞대결은 수많은 팬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긴장감 속에서 오승환은 최형우를 상대로 삼진을 잡아내며 완벽하게 자신의 현역 생활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마운드를 내려오며 후배이자 차세대 마무리 투수인 김재윤에게 공을 넘겨주었다. 이 장면은 마치 세대교체의 상징처럼 느껴졌다.

은퇴식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든 것은 특별 게스트들의 등장이었다. ‘1982년생 황금세대’로 불리는 이대호, 김태균, 정근우, 김강민 등 오승환과 동갑내기인 야구 스타들이 경기장을 찾아 자리를 빛냈다. 이들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KBO 리그의 대표 선수들이었으며, 오승환의 은퇴로 황금세대의 마지막 선수와의 작별을 알렸고, 팬들은 지난 세월을 떠올리며 깊은 감회에 젖었다.

팬들과의 마지막 인사에서 오승환은 진심 어린 목소리로 “내게는 정말 소중하고 특별한 것들이 있다. 바로 야구, 가족, 삼성, 그리고 팬 여러분들”이라고 운을 뗀 뒤, “야구는 내 인생의 전부였고, 공을 던지는 매 순간이 나에게는 큰 기쁨이었다. 처음 프로 무대에 올라 수많은 관중 앞에서 공을 던졌던 그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른다”라고 말하며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지금까지 묵묵히 응원해 주신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덧붙이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출처]-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의 은퇴식은 이로 끝나지 않았다. 삼성 구단은 그의 공로를 기리며 영구결번 행사도 함께 진행했다. 그의 등번호였던 21번이 대형 현수막을 통해 공식적으로 공개되었고, 삼성 라이온즈는 3루 측 출입 게이트를 ‘21번 게이트’로 명명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오승환은 등번호와 함께 영원히 삼성 라이온즈의 상징으로 남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유니폼을 벗은 오승환은 불꽃놀이가 터지는 가운데 동료 선수들의 헹가래를 받으며 화려했던 선수 생활의 마지막 순간을 팬들과 함께 마무리했다.

이후 오승환은 새로운 시작을 알리며 리코 스포츠 에이전시와 매니지먼트 계약을 체결했다. 그는 “선수로 뛰는 동안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제는 은퇴 선수로서, 그리고 야구인으로서 새로운 방식으로 팬들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며, “리코 스포츠와 함께 다양한 도전을 이어가며 한국 야구 발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렇게 오승환은 선수로서의 긴 여정을 마무리하고, 제2의 인생을 향한 힘찬 첫걸음을 내디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