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거짓말
우아한 거짓말은 2014년 3월 13일 개봉한 영화로, 동일한 제목인 2009년 출간된 김려령 소설, 우아한 거짓말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감독은 이한이며 완득이에 이어 김려령 소설을 두 번째로 각색하였다. 영화의 상영 이후 다시 베스트셀러에 진입하기도 하였다. 우리의 눈에도 익숙한 배우들이 많이 나오는 영화이기도 하다.
우아한 거짓말은 오래전 남편이 죽고 두 딸을 혼자 키우게 된 현숙의 딸들 중 막내인 '천지'가 자살하면서 시작된다. 유서 한 장 남기지 않고 가버린 천지에 현숙은 급하게 집을 나와 만지와 이사를 하게 된다. 이사를 간 곳에서 천지의 친구를 보게 되고, 학교에 간 만지는 천지의 교실을 찾아가게 되고 화연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화연과 이야기를 나누게 된 만지는 묘한 분위기를 느끼게 되고, 천지의 죽음에 대한 진실에 다가간다. 그러던 중 빨간 털실 속 천지의 유서인 메모지들이 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게 된다.
학교폭력이라는 소재를 중심으로 은근한 따돌림 같은 부가적인 소재와 함께 진행된 영화이다. 그러나 학교폭력을 당하던 피해자인 천지는 초반에 잠깐 등장할 뿐, 죽은 이후 남은 사람들이 주가 되어 영화를 이끌어나간다. 그렇다 보니 우리는 자연스럽게 그들의 입장에서 영화를 볼 수 있게 만들었다고 생각이 들었다. 소재가 소재인 만큼 이야기가 무거운 분위기로 흘러갈 것 같았으나 영화는 덤덤하게 풀어나간다. 창작물이니 딸의 죽음에 무너지는 어머니를 보여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우리에게 학교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해 한 가정을 무너트린다도 보여주는 방법도 있었겠지만 작가는 그런 선택을 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어쩌면 정말 주변에 한 번쯤 일어날 있을 수도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였다.
영화의 초반에서 모두가 천지는 아무런 전조증상이 없이 죽었다고 했지만 회상으로써 천지가 등장할 때는 계속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몇 번이고 가기 싫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말이다. 영화의 소재가 은근한 따돌림이라는 점도 많은 생각을 들게 했다. 사실, 학교폭력과 관련된 드라마, 영화는 수없이 많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학교폭력의 수위가 높은 것이라면 우리가 잘 아는 드라마들도 몇 개 나올 것이다. 이 정도면 괜찮겠지 하는 생각에서 나오는 따돌림 같은 것이었기에 영화를 보며 혹시 내가 했던 행동이 남에게는 싫어하는 행동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들게도 했다.
특히 인상 깊었던 대사라면 화연이네 보신각을 찾아가 현숙이 하는 말이었다. "사과하실 거면 하지 마세요. 말로 하는 사과는요, 용서가 가능할 때 하는 겁니다. 게다가 사과받을 생각이 전혀 없는 사람한테 하는 건... 그건 자기 숨을 구멍 파 놓고 장난치는 거예요. 난 사과했어, 그 여편네가 안 받았지. 그럴 거잖아?"라는 대사였다. 잘못을 했으니, 사과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는데, 오히려 피해자 쪽에서 사과를 마다하는 모습이 의아했기 때문이었다. 그 후에 이어진 대사에 사과란 어떤 것인지에 다시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소설을 원작으로 둔 영화이기에 잘라낸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소설을 보지 않은 이상 전체적으로 더 깊은 이야기는 알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독단으로 봐도 괜찮다고 느꼈고 기회가 있다면 소설과 비교해가면서 다시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