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세기는 가고, 중국의 세기가 오나

2023-06-01     김윤서
출처: 네이버 도서

 

 '미국'과 '중국'이라는 키워드는 계속해서 언급되고 있다. '미국의 세기는 끝났다. 중국이 그 뒤를 이을 것이다.' 등의 발언은 전공 수업뿐만 아니라 각종 뉴스, SNS, 책에서도 접해본 적이 있다. 초강대국인 미국의 뒤를 이을 유력한 후보 국가로 중국을 꼽는데, 과연 중국이 새롭게 떠오르는 국가가 될 수 있을까? 미국의 세기는 결국 끝이 날까? 하지만, 현실은 미국이 중국보다 여전히 우세하고, 막강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경제력, 정치력, 군사력 등의 측면을 통해 샅샅이 파헤쳐 보고자 한다.

 중국의 1인당 소득은 미국의 20%에 불과하다. 화폐 분야에서도 중국은 무역금융에 위안화 사용을 권고하면서 금융 권한을 키우고자 노력하였다. 그러나, 전체 무역금융의 81%는 '달러'가 자리를 꿰차고 있으며, 나머지 9%만을 '위안화'가 차지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국제시장에서 환율이 결정되도록 정책을 바꾸거나, 본격적으로 세밀한 국내 자본시장을 육성하거나, 법적 구조를 갖춰 국제무대에서 신용을 얻기 전까지 위안화가 달러의 자리를 대체할 가망은 없어 보인다.

 또한, 중국은 현재 GDP의 약 2%를 군사비로 지출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의 절반 수준에 이른다. 그러나, 중국의 GDP 또한 점점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군사비 예산은 전 세계 군사비의 11%이다. 미국의 군사비는 39%에 달하기 때문에, 이에 비하면 현저히 뒤처지는 수준이지만, 2020년엔 절반, 이번 세기엔 미국과 맞먹을 정도에 다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첨단 군사 장비를 대거 보유하고 있는 미국에 비하면 한없이 초라한 크기이다. 해군력으로 비교를 해보았을 때도, 수리한 중고 항공모함 한 척을 겨우 사들일 때, 미국은 그 10척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이다.

 미국과 중국의 차이 중 하나로 대두되고 있는 것은 '소프트파워'이다. 중국이 소프트파워를 실행하게 된 계기는 경제력과 군사력을 키우면서 이에 위협을 느낀 주변 국가들이 동맹 결성을 맺어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이 가질 두려움을 덜어주고, 대응 동맹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였기 때문이다. 소프트파워에서 중요시되는 요인 3가지로는, 문화, 정치적 가치, 대외정책이 있다. 타국에 호감을 줄 수 있는 문화를 소유하고, 국내외적으로 표방하는 가치가 매력이 있어야 하며, 공정하고 윤리적인 대외정책으로 타국의 인정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소프트파워는 정부가 주도해서 만드는 것이 아니다. 대학, 연구소 등에서 시작해 점차 퍼져나가 할리우드, 대중문화에 이르러 대부분은 시민사회에서 만들어진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 사건을 예로 들자면, 정부의 정책이 소프트파워를 손상했지만, 시민사회가 철저하게 형성되어 있어 일정 수준의 소프트파워를 유지할 수 있었다.

 

출처: pixabay

 

 그렇다면, 중국의 소프트파워 현황은 어떨까? 중국은 미국과 달리, 소프트파워를 만드는 주역이 '중국 정부'라고 생각한다. 유럽과 북미 국가들은 자기비판 및 시민사회의 능력을 총동원하여 문제를 해결하나, 중국은 공산당이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기능을 기대해 보기는 역부족이다. 앞으로도 당의 통제가 강력하게 적용될 경우, 중국의 소프트웨어는 계속해서 움츠러든 모습만 보일 수밖에 없다.

 한 국가의 발전이라는 것은 결코 그 국가만의 힘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다. 미국은 60개의 가까운 나라와 동맹조약을 맺고 있다. 그만큼 주변 국가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관계를 형성하고, 꾸준히 의사소통을 주고받으며 교류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듯, 미국이 다른 국가들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점도 강대국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주요한 요인 중 하나이다.

 책에서도 21세기를 '미국의 쇠퇴기'로 규정하는 것은 부정확하며, 미국의 세기는 앞으로 적어도 몇십 년은 더 지속될 것이라 이야기한다. 침략과 점령을 전제로 한 지나친 개입은 멈출 필요가 있다. 그러나, 미국의 세기가 지속되는 동안 미국이 늘 일정 수준 리더십과 영향력을 행사해 왔던 것처럼 뼈대 역할을 계속하면서, 다른 국가들에 힘의 균형을 고르게 분배해 주는 일이 앞으로도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경제력, 군사력, 소프트파워 등 모든 측면에서 아무리 '중국'이라도 지금 당장 미국을 넘어서기엔 역부족임을 느꼈다. 그리고, 책에서 거듭 강조하는 국제단체, 네트워크, 유대관계를 통해 드러나는 미국의 리더십이 범세계적인 공공 재화를 만드는 데 근본적인 역할을 하고 있기에 아직은 국제사회에 있어 그 무엇보다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