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의 위기, 디지털에 답을 묻다.

 

한국 신문이 총체적 위기를 맞았다.

아젠다 시스템이 붕괴되고,

중요한 뉴스가 가려지고 있다.

그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기자 개인? 시스템의 문제?

언론학을 공부하고 있거나 미디어에 조금이라도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신문의 위기'라는 말을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보급됨에 따라 수용자의 매체 이용이 변화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신문구독자수가 급감하고 도산위기에 처해있거나 종이신문 대신 인터넷 매체로 전환하는 신문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

 

▲ 종이신문 열독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지만

모바일을 통한 뉴스 이용은 증가하고 있다.

 

2008년 삼성특검 사태가 불거지자 삼성은 언론에 광고를 끊겠다는 엄포를 놓았다. 광고시장에서 점유율 30%를 차지하는 기업이 강경대응을 하자 언론은 삼성에 비판적인 기사를 쓸 수 없었다. 생존권과 관련된 문제이기에 매우 조심스럽게 다룰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경향신문>은 당당하게 삼성을 비판하겠다고 밝혔고 시민사회는 <경향신문> 구독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하지만 신문이 팔릴수록 오히려 신문사는 손해가 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 신문의 대표적인 판매방식인 가정배달은 필연적으로 지국관리비, 인건비 증대, 신규 지국 개발비 등을 요구하기때문이다. 신문 업계의 슬픈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


"한국 신문은 2026년이면 망한다. 뉴스는 믿을수 없다. 품질보증이 안된다.

​소비자들이 좀 더 높은 정보를 요구하지만 뉴스는 그렇지 않다."

: 이정환 미디어 오늘 기자. (2014. 12. 4. 대구대 신문방송학과 특강 중) 

 

한국 신문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는 현업에 있는 기자의 입에서도 나왔다. 이정환 <미디어오늘> 기자는 파편화된 뉴스, 보도자료만을 인용한 뉴스, 기사 어뷰징 등 콘텐츠의 질적 하락이 구독자들로부터 외면 받았다고 말했다. 뉴스 소비자는 수준 높은 정보를 요구하지만 한국 신문은 여전히 가십과 제작하기 쉬운 뉴스만을 고집한다는 것이다. 이 외에 △ 낡은 스토리텔링 △ 과도한 포털 의존도 등을 들 수 있다.

 

경제 전문지 <머니투데이>의 경우 종이신문을 불과 5만부 밖에 발행하지 않는다고 한다. 기업 홍보팀에 배부하기 위한 것인데 이는 특정 수용자를 위한 매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 보니 언론의 공정성, 객관성 따위는 신경쓸 필요도 없게됐다. 기업논리에 입각한 정보가 가득찰 수 밖에 없다는 것이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결국 신문(사)의 위기는 해당 매체가 자초한 것도 많다고 볼 수 있다.

 

▲ 최근에는 여러 매체의 기사를 인용해 

새로운 콘텐츠를 생산하는 '뉴스 큐레이션'이 각광받고 있다. 

 

■ 저널리즘 환경이 변화되다.

 

​개인적으로 나는 오랫동안 종이신문을 구독하고 있다. 예전에는 <한겨레> 신문만 읽었지만 최근에는 <동아일보>도 구독하고 있다. 나름대로 균형잡힌 시각을 잡기 위해서다. 그렇다고 인터넷, 방송매체를 안보지는 않는다. 목적지로 이동하거나 운동, 산책할 때는 항상 이어폰이 귀에 꽂혀있다. 바로 '팟케스트'를 듣기위해서다. 팟케스트는 '아이팟+브로드 캐스트'가 합쳐진 것으로 언제 어디서든 내가 필요로한 방송을 들을 수 있다. 이처럼 최근 미디어 수용방식이 바뀌고 있다.

다양한 매체가 등장함에 따라 바야흐로 뉴스가 넘쳐나는 시대다. 보통 '뉴스'라고 불릴만한 '콘텐츠'는 하루 평균 500개에 이른다고 한다. 10일이면 5000개에 이르는데 며칠이 지나면 모두 여론의 뒤편으로 밀려난다. 이슈 파급력이 그만큼 약화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렇다 보니 신문사의 '1면 전략', 방송사의 '9시 뉴스' 등이 붕괴되고 있다. 예전에는 1면에 어떤 뉴스가 보도되느냐에 따라 하루 이슈를 가늠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다. 수 많은 온라인 매체가 급증해 실시간으로 뉴스를 보기 때문에 고정된 시간에 방송뉴스를 시청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  어떤 매체가 뜨고있나?

 

​몇 십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신문사들이 디지털 혁명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작지만 강한 언론들이 등장하고 있다. 신문이 위기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현재 뜨고있는 매체를 분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속보와 파편화된 뉴스 대신 심층적이고 다양한 시각으로 기사를 생산하고 있는 '슬로우 뉴스', 1인 영상 미디어를 지향하고 있는 '미디어몽구', 뉴스 큐레이션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아이엠피터'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 모두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매체로 운영되고 있으며 선택과 집중을 모토로 내걸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방문자를 보유하고 있는 언론 매체는 <허핑턴포스트>, <버즈피드> 등이다. 이들은 모두 어떻게 데이터를 분석해서 독자들에게 많은 정보를 전달할까라는 고민에 빠져있다. 그래서 뉴스도 드라마처럼 스토리텔링하고 주류 매체의 뉴스를 큐레이션하는 서비스도 하고 있다.

뉴스 소비 패턴이 빠르게 바뀌고 있는 요즘 어떻게 하면 신문이 생존할 수 있을까. 1인미디어, 수 십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미디어보다 신생 미디어의 방문자 수가 높다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어떻게 하면 디지털 혁명에 잘 흡수되어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냈느냐가 결국 생존권을 좌우할 것이다.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한 뉴스 제작 시스템과 인력 채용 등은 퇴조하는 길에서 벗어날 수 없다. 물론 생존 방법은 여러가지 있다. 큐레이션 저널리즘, 정보공개 청구, 클라우드소싱, 데이터 저널리즘 등이 그것이다. 결국 신문사 생존의 문제는 디지털 활용도에 달려있다고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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