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에 대한 공포를 효과적으로 와닿게 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여기 ‘치매’라는 질환에 대한 공포를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확실히 피부에 와닿을 수 있게끔 전달한 한 보험회사 ‘라이나생명’의 광고가 있다.

▲ 라이나생명 공식 유튜브

  안경을 쓴 어린 남자아이가 “어제 뉴욕 증시가 많이 올랐네. 코스피도 영향이 있을 것 같은데...”라고 말하며 영상은 시작된다. “요즘 초등학교에서 그런 것도 가르치니?”라는 아버지의 물음에 아이는 “이참에 증권사나 한번 옮겨볼까?”라는 조금 이상한 대답을 한다. 이후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교복을 입은 여자아이는 “넌 회사 좀 그만 옮겨 다녀”라는 말을 건네고, 이에 질세라 남자아이는 “누나는 매형하고 그만 좀 싸워”라고 답하며 도통 이해할 수 없는 대화를 나눈다. 겉모습은 초등학생 남자아이와 중학생 여자아이의 모습이지만 성숙한 대화 내용과 어린아이답지 않은 목소리에서 이질감이 느껴지고, 동시에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이지?’라는 생각이 들며 보는 이의 호기심이 자극된다. 둘의 대화를 지켜보던 영상 속 중년 남성이 ‘얘들이 무슨 소리야?’라는 생각을 하는 찰나, 정신이 번뜩 깨어나듯 눈앞의 아이들 모습은 어엿한 성인이 되어 가정을 꾸린 30대 남녀의 모습으로 오버랩 된다. 아버지의 말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어리둥절한 자녀들의 표정과 함께 “돌이킬 수 없는 치매, 더 이상 드라마 속 이야기가 아닙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 라이나생명 공식 유튜브

  치매를 앓고 있는 사람의 시점에서 간접적으로나마 치매를 경험해볼 수 있게 한 치매 보험 광고다. 광고를 본 사람들은 ‘공익광고로도 손색이 없다.’, ‘자극적이지 않은 잔잔한 구성이지만 큰 임팩트를 준다.’, ‘처음 광고를 봤을 때 알 수 없는 감정이 교차하며 한동안 멍하니 있게 됐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라이나생명이 보험 광고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치매 보험에 ‘가입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암 보험, 치아 보험, 생명 보험에 비해 ‘치매’라는 질병에 대해서는 비교적 안일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광고에서는 치매라는 병이 그저 남의 일이 아니라 내 이야기, 내 부모님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점, 걸렸을 때 그 어떤 질병보다 가슴 아픈 질병이라는 점을 드러냈다.

  스토리 구성은 시작 부분에서 치매와 관련된 에피소드임을 드러내지 않고, 알 수 없는 대화를 하는 두 어린아이의 모습만을 난데없이 보여주며 뒷이야기에 궁금증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이해할 수 없는 대화를 나누는 어린아이들의 모습이 어느 순간 다 큰 성인의 모습으로 변하며 시청자가 스스로 영상의 의도를 깨닫게 함으로써 보는 이에게 강한 여운을 남긴다. 이러한 방법은 노인 치매 발병률 수치, 치매를 앓는 이들의 고충 등을 말로써 설명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치매 보험의 필요성을 인지시킬 수 있다. 보험 광고라고 해서 단순히 “좋은 혜택으로 가입하세요”라고 말하는 시대는 지났다. 모든 광고에는 광고 목표, 주제, 컨셉, 핵심 타겟층이 존재한다. 라이나생명의 치매 보험 광고는 이 모든 요소를 명확하게 고려하여 클라이언트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거부감 없이 잘 담아내 많은 이들의 호평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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