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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 11장을 떼어냈어. 그런데 너는 어디야. 왜 이토록 외로운 길에 날 남겨두고 떠난 거야. 분명 올해 안에 온다고 했는데, 너의 발자국은 사라진지 오래야.

 

열심히 살겠다고 타운으로 간 너는 지금 여기에 없다. 갑자기 성장해버린 1군은 멀리서 보아도 활기가 넘친다. 2군은 언젠가부터 빈민가가 되었다. 일자리도 없다. 도둑, 강도들이 활개를 치고 다녔었다. 그것도 1년이 가지 못했다. 이제는 그들이 들고 갈 것들조차 여기에 남지 않았다. 1군으로 가는 다리는 텅 비어있다. 아무도 그곳에 가려하지 않다. 1군에 갔다가 탈출한 사람의 얘기를 전해 들었다. ‘1군은 낮이고 밤이고 해가 떠 있대, 그리고 지네가 뭐 그리 잘났다고, 1군의 사람들은 2군 사람들을 경멸하고, 멸시한다더라고. 일자리를 구할 수는 있는데 그들이 노동계약의 위조하고 2군 사람들을 노예처럼 부려 먹는대’

 

너도 해가 지지 않는 그곳에서 노동을 하는 걸까. 너도 그들의 노예가 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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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가혹했다. 돈이 없으면 막일을 했다. 배가 고프면 참았다. 분명 어릴 적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내가 커 갈수록 2군은 작아졌다. 내 탓을 했다. 부모를 탓했다. 왜 1군으로 이사를 하지 않을 걸까. 나는 왜 2군에서 태어났을까. 1군의 사람들을 질투하는 열등감 덩어리가 됐다. 너를 만나고도 여전했다. 나를 위해 너는 1군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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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군과 1군의 유일한 연결망인 스크린은 일주일에 한 번씩 방송이 됐다,

 

‘1,2군 여러분 저희가 이렇게 성장했습니다. 경제와 기술, 의술은 세계 최고가 됐습니다. 다 여러분들 덕분입니다. 공정하고 평등한 1,2 군을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공정, 평등 그것들은 지금 어디 있는 걸까. 지도자도 일 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2군 앞에서 뻔뻔하게 입을 놀리는 꼴이란.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그러다가도 수긍하고 나의 자리로 돌아가기를 반복했다. 몇 년 전만 해도 1군과 2군의 연결 다리에서 시위했던 적이 있었다. 1군 사람들은 그런 우리를 보며 열등한 것들이 모였다며 침을 뱉었다. 우리가 노력하지 않은 것을 여기서 시위 하느냐고 타박했다. 2군 사람들은 그 이후 시위를 열지 않았다.

 

과연 누구의 잘못일까. 너는 어떻게 생각해? 난 오늘도 네 발자국 자리에 멈춰 널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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