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버풀 공식 홈페이지

리버풀은 지난 1월 이적시장을 통해 레드불 잘츠부르크의 핵심 코어 3인방 중 1명인 미나미노 타쿠미를 영입했다. 현재 일본 국가대표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는 미나미노는 중앙 미드필더-공격형 미드필더-양측면 날개·최전방 공격수 등 다양한 포지션으로 출전 가능한 '멀티플레이어'이다.

미나미노의 영입은 리버풀에게 있어 성공적인 영입이 될 것으로 보였다. 적재적소에 멀티플레이어를 배치할 줄 아는 '명장' 위르겐 클롭 감독의 존재와 선수의 부담감을 덜어줄 수 있는 저렴한 이적료(725만 파운드, 약 110억 원)가 그 이유로 꼽혔다.

실력 또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오스트리아 최강 클럽 잘츠부르크에서 5년 동안 199경기 64골 44도움을 뽑아냈고, 일본 대표팀에서도 22경기 11골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2019년 10월 열린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에서 만난 리버풀을 상대로 원맨쇼를 펼치며 클롭을 매료시켰다. '무적' 리버풀을 당황케 한 미나미노의 활약에 주장 조단 헨더슨과 버질 반 다이크가 미나미노를 영입해야 한다며 클롭을 설득하기까지 했다.

결국 미나미노는 리버풀 첫 아시아 선수로 유니폼을 입게 됐다. AFC(아시아축구연맹) 소속 국적 선수로는 호주의 해리 키웰, 브래드 존스, 브래드 스미스 등의 선수가 있어 왔지만 공식적인 아시아 선수로는 미나미노가 첫 번째다. 유럽을 매료시킨 미나미노의 등장에 리버풀 선수단은 첫 훈련부터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 ⓒ아시아축구연맹

하지만 미나미노의 활약은 기대 이하였다. 비록 아직까지 7경기밖에 나서지 않았지만 단 하나의 공격포인트 없이 무색무취 활약으로 일관했다. 위치선정에 어려움을 겪었고, 기존 선수들과 호흡이 맞지 않았다. 골을 터뜨려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었던 상황에서도 운이 따르지 않았다. 본인 또한 "핑계 대지 않겠다."며 자신의 활약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버풀 팬들은 여전히 미나미노를 기대하고 있다. 미나미노가 평가될 만큼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고, 2015년 세레소 오사카에서 잘츠부르크로 이적했던 초기에도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결국 최고의 선수로 발전했기 때문이다.

클롭과 아시아 선수의 좋은 궁합 또한 그 기대에 힘을 보탰다. 클롭은 FSV 마인츠 05 감독 시절 차두리의 포지션을 공격수로 수비수로 변경하며 전성기를 이끌어냈고, 이영표-지동원을 지도했다. 특히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감독으로 재임하던 때에는 카가와 신지를 세계 최고의 선수로 성장시키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떠나보냈다.

미나미노의 리버풀 적응기는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작이다. 이전 소속팀의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는 환경 차이도 클 뿐더러 이제는 리버풀의 핵심 선수로 거듭난 앤디 로버트슨, 파비뉴, 헨더슨, 호베르투 피르미누 등 선수들도 입단 초기 부진한 성적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미나미노 또한 이들처럼 되지 않으란 법은 없다.

비록 코로나19로 인해 프리미어리그가 중단되면서 선수들은 기약 없는 재개를 기다리게 됐고, 활약도 잠시 쉬어가게 됐지만 각자 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자택에서 짜여진 홈트레이닝 및 훈련 프로그램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리버풀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29경기 27승 1무 1패라는 유례없는 역대급 기록을 이어나가고 있다. 앞으로 단 2경기만 승리해도 자력으로 우승을 따낼 수 있는 가운데 프리미어리그 최다 승점 기록(기존 100점)도 갈아치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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