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일상 속에서 카메라는 너무나도 당연하게 우리 곁에 존재한다. 실물을 카메라에 담을 때, 같은 실물이라도 어떤 구도로 어디에 초점을 맞추어 담느냐에 따라 분위기와 우리에게 다가오는 느낌 등이 달라진다. 자갈밭으로 이루어진 해변의 모습을 담을 땐 자갈밭과 바다, 그리고 하늘의 비율은 어떻게 구성할지, 길가의 새끼 고양이 모습을 담을 땐 고양이를 화면상의 가운데에 위치시킬지 측면에 위치시킬지 혹은 롱샷으로 촬영할지 고양이의 얼굴을 클로즈업할지 등은 사소한 차이처럼 보이지만 전혀 다른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아래의 두 사진은 직접 촬영해본 해변과 고양이의 모습이다.

▲ 김윤지
▲ 김윤지

 영상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영상의 구도는 영상의 미학적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예를 들어,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영상에서 수평면이 올곧은 상태라면 안정적이고 평화로운 느낌을 줄 것이고 수평면이 기울어져 있다면 다소 불안정하고 긴박한 느낌을 줄 것이다. 이를 활용하여 전자는 평화로운 마을 분위기를, 후자는 무언가에 쫓기는 긴박한 상황을 표현할 때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다. 또 고양이를 얼굴 옆으로 번쩍 들어 안고 있는 소년의 모습을 담는다고 해보자. 소년의 손에 들린 고양이를 강조하고 싶다면 고양이를 소년 얼굴의 오른쪽으로, 고양이를 안고 있는 소년을 강조하고 싶다면 고양이를 소년 얼굴의 왼쪽에 위치시킨다면 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의 방법으로는 ‘헤드룸’이 있다. 헤드룸이란 물체나 인물을 촬영할 때 피사체와 화면 상단 간 일정한 간격을 두는 것을 뜻한다. 보편적으로 넓은 헤드룸은 샷이 아래로 쳐진 느낌을 주고, 좁은 헤드룸은 천장이 낮은 방에 있는 듯 답답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적절한 크기의 헤드룸을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것에 항상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어머니와 사춘기 아이가 의견 충돌로 다툰 뒤 어머니가 아이를 훈육하는 장면을 촬영한다고 했을 때, 권위적이고 엄격한 어머니의 무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면 피사체와 화면 상단 간 격차가 거의 없는 좁은 헤드룸을, 사춘기 아이의 반항에 위축된 어머니의 비교적 부드러운 모습을 표현하고 싶다면 피사체와 화면 상단 간에 넓은 헤드룸을 적용하여 원하는 느낌을 전달할 수 있다.

 이처럼 카메라로 피사체를 담아내는 방식은 무궁무진하다. 같은 상황과 같은 장면이라도 어떤 구도와 방식으로 촬영하느냐에 따라 시청자에게 전혀 다른 느낌을 줄 수 있다. 네모난 2차원의 화면 안에서도 수평, 수직 구도 또는 물체의 위치 등을 통해 제작자가 원하는 분위기와 그 피사체에 가해지고 있는 중력의 상태 등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영상에서의 구도에 대해서 배운 다양한 표현 방법들을 익히고 잘 활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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