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적 프레임에 의한 시선

일단, 북한에 대한 나의 개인적인 기존 시각에 대해서 미리 밝혀야할 것 같다. 북한에 대한 좋지 않은 시선을 가진 경상도에서 태어나 초, 중, 고등학교를 나오면서 반공사상에 대해 깊지는 않지만 어느정도 영향을 받으면서 자라왔다. 그리고 군에 입대를 하게 되면서 반공사상을 강제적으로 주입 당했다.

▲ 서울신문

군사분계선에서 고작 5Km 밖에 떨어지지 않는 곳에서 군생활을 하게 되었고 군필자들에게도 생소한 보직인 전자전 운전병을 맡게 되었다. 상세하게 말은 못하지만 반경 40Km 내에 있는 북한군의 교신을 도청, 감청 및 해석을 하는 보직이였다. 해석을 위해서 북한어를 배웠고 모르스 해석 방법도 익혔다. 군생활 21개월 동안 1500건이 넘는 북한군의 교신을 들었고 그 중에서는 북한사람도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을 일깨워 준 해프닝도 있었다. 대표적으로 남군과 여군이 교신을 했었는데 서로의 군번과 이름을 묻고 남군이 여군에게 “보고싶다. 다음 교신에 또 나왔으면 좋겠다.” 라고 하며 일명 썸을 타는 것 같은 교신과 이외에도 노래를 부르는 등의 우리와 다르지 않은 인간적인 모습이 담긴 교신도 있었다. 살면서 경험해보기 힘든 일을 군생활동안 하게 되었고 북한에 대한 인식이 특이하게도 군생활을 하면서 바뀌게 되었다.훈련소에 있는 내내 북한은 우리의 주적이며 악랄하고 비인간적인 행동만 하는 국가이며 사람들이라고 배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로는 모든 북한 사람이 그런 것이 아니라 일부 군과 정치권에 있는 사람들에 한정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의문이 들었다.

 

▲ 네이버북

 

 

책을 읽으면서 가장 깊게 생각하게 된 부분은 안보접근법과 평화접근법에 관한 것이였다.

책의 저자인 박한식 교수는 1965년 미국으로 유학을 가 1971년부터 2015년까지 45년간 국제 관계학을 가르쳤고 지미 카터 전 대통령과 그의 주지사 시절부터 깊은 인연을 맺어 덩샤오핑을 만났고 이후 수십 년간 50여 차례 평양을 방문했다. 그는 수십년동안 한반도 평화문제를 고민했다. 이 책은 북과 남, 미국, 통인 문제에 관한 12가지 큰 주제에 대해 말한다. 핵심적으로 ‘안보접근법’과 ‘평화접근법’의 상반되는 점들에 대해서 논의한다. 박 교수는 안보 패러다임, 평화패러다임으로도 표기되는 사고 및 실천 방식을 변증법적인 과정을 통해서 통일하는 것이 분단 문제를 해결할 가장 실천적인 방식이라고 말한다. 변증법적(정반합) 통일은 남북간의 동질성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질성을 받아들이고 그 이질성이 서로를 존중하면서 점진적으로 동화되는 조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한국인이라면 당연히 한반도의 평화를 추구할 것이다. 그러므로 기존의 잘못된 정보를 올바르게 잡는다는 점에서 이 책을 더할나위 없이 좋은 책이다.

하지만 북한은 이러한 환경에 빠져있으니 우리는 인정하고 바라봐야한다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서 북한 문제를 40년간 연구했다는 박한식 교수의 의견이 조금 실망스럽기도 하다.

‘18.09.19 평양 공동선언 이후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는 현 상황이지만 하루빨리 평화 패러다임으로 조화를 추구하는 변증법적 통일을 향한 발걸음을 내딛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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