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조금 가꾸어 보려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향수를 뿌려보기 마련이다. 하지만 향수는 말 그대로 눈으로 볼 수 없고 손으로 만질 수 없는 향기이다. 트렌디한 디자인을 어필할 수 있는 의류 광고, 맛있는 음식을 보여줄 수 있는 식품 광고와는 달리 향수는 직접 향을 맡아보도록 할 수 없다. 그렇다면 많은 향수 판매 업체들은 어떻게 향수 광고를 만들고 있을까? 3가지 종류의 향수 광고를 살펴보려 한다.

▲ Christian Dior 공식 유튜브

 먼저 유튜브에서 자사 채널의 영상이 무려 1억 뷰를 달성하며 많은 사람의 호평을 얻었던 디올의 광고이다. 등장하는 여자는 할리우드 배우 나탈리 포트만이다. 여자는 남자와 말다툼을 하는 듯하더니 푸른 드레스를 입고 푸른 바닷속으로 뛰어든다. 그 이후로 여자의 지나간 추억 혹은 앞으로 일어날 사건으로 예측되는 다양한 장면들이 빠르게 지나간다. 여자는 분홍색 드레스를 입고 해변 길을 따라 뛰고, 분홍빛 연기를 뿜어내는 분홍색 차를 타고 바닥에 글자 ‘LOVE’를 그린다. 그리고는 카메라를 바라보며 “What would you do for love?”라고 말한다. 배경음악으로는 많이들 들어봤을 Sia의 ‘Chandelier’를 사용했다. 청아하면서 자유롭고 로맨틱한 향을 떠올리게 해 준 광고였다.

▲ CHANEL 공식 유튜브

 다음은 샤넬 가브리엘 향수이다. 둥글게 휘몰아치는 꽃잎들이 천을 두른 여자로 오버랩되고 흰색과 금색이 섞인 화려한 베일들이 꽃잎처럼 휘날린다. 해당 광고는 사진작가 닉 나이트가 영화배우 마고 로비와 함께 한 작품이라고 한다. 마고 로비가 서 있는 금빛 단상과 금빛 배경, 그리고 흩날리는 베일과 금발의 머리가 마치 하나로 연결된 듯 조화롭다. 배경음악은 비욘세의 Halo를 사용했다. 이 영상은 30초도 안 되는 짧은 길이이지만 특별한 대사와 인물, 장소 없이도 우리에게 가브리엘 향수의 우아한 이미지와 감성을 모두 전달하기에 충분했다.

▲ CHANEL 공식 유튜브

 마지막으로는 이제까지 봐 온 것들과는 조금 다른 느낌의 광고이다. 향수 광고가 앞서 봐온 것처럼 항상 짧고 상징적인 이미지로 향을 표현하는 것만은 아니다. 여기 3분이 넘는 길이로 하나의 스토리를 담은 샤넬 No.5 향수 광고가 있다. 광고에 등장하는 배우 지젤 번천은 한 사람의 여자이자 한 가정의 엄마이다. 취미를 즐기고 사랑을 하고 아이와 놀아주기도 하며 바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는 실제 배우, 모델, 사업가이자 아이의 어머니로 활발하게 살아가는 지젤 번천을 광고 속에 녹여낸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또 영상에서는 도심의 조명, 수영복의 프린팅, 목걸이 펜던트에 숫자 5를 집어넣어 자사의 시그니처인 No.5를 상기시켜준다. 향을 한 여성의 삶으로 녹여내 우아하고 성숙한 감성을 전달했다.

 이처럼 직접 맡아보지 않고도 향의 이미지와 감정을 잘 표현하고 기억에 남도록 해야 하는 향수 광고이기에 다양한 표현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그의 상상력에 따라 상기되는 느낌은 다를 수 있겠지만 보는 이에게 향을 유추하고 떠올려 보도록 만들고 호기심을 갖도록 했다는 것만으로 성공한 광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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