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미학이해하기

 빛과 조명은 영상을 제작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같은 영상이라도 빛의 세기, 조명의 방향에 따라 다양한 느낌을 줄 수 있다. 사물에 빛이 비추어지면 그림자가 생기기 마련이다. 이 그림자는 때론 영상의 방해요소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그림자를 인위적으로 제어하는 것이 바로 조명의 기능이다. 영상에서의 그림자는 크게 표면 그림자와 투영 그림자 두 가지로 나뉜다. 표면 그림자는 말 그대로 물체의 표면에 생기는 그림자로 물체와 분리될 수 없다. 반면 투영 그림자는 물체로부터 떨어져서 위치하며 물체의 크기나 모양 등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우리가 어떤 사물이나 사람을 볼 때, 그 표면에는 명암이 형성된다. 이러한 명암의 비율이나 변화 속도를 일컫는 용어로 ‘폴오프’를 사용하는데, 폴오프는 보통 곡면에서보다 직각에서 더 강하고 빠르게 나타난다. 정육면체와 구를 예로 들어 생각해보자. 정육면체의 경우 6개의 면이 명확하게 분리된다. 그 경계선도 분명하다. 반면 동그란 형태의 구는 그림자의 경계선 없이 그라데이션 형태의 그림자 모습을 띈다. 만약 구의 그림자 경계선이 명확하게 나타난다면 그 물체가 구로 보여지지 않아 보는 이들에게 혼란을 줄 것이다.

 이런 혼란을 없애고 영상 제작자가 원하는 효과를 얻기 위해 우리는 폴오프를 조절한다. 그렇다면 폴오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예를 들어 한 돌담이 있다고 생각해보자. 돌담의 위아래 또는 측면에서 지향성 조명을 비추면 돌담의 올록볼록한 질감이 잘 나타날 것이다. 하지만 돌담의 정면에서 확산 조명을 비춘다면 돌담의 질감은 사라지고 동글 동글한 돌의 형태만 보이는 평면적인 느낌을 줄 것이다. 사람의 얼굴에서도 마찬가지다. 카메라 앞에 위치한 얼굴 측면에서 지향성 조명을 비추면 주름이나 수염 등의 질감이 잘 표현된다. 반대로 폴오프가 느린 확산형 조명을 비추면 매끈한 피부를 연출할 수 있다. 이게 바로 빠른 폴오프와 느린 폴오프의 예시이다. 전자는 생동감 넘치고 사실성 있는 영화의 한 장면으로, 후자는 모델의 매끈한 피부를 보여주는 화장품 광고의 한 장면으로 활용되기에 적합하다. 아래에 두 가지 조명 기법을 사용한 영화와 TV 광고를 한 번 살펴보자.

▲ 영화 '타짜'
▲ 하다라보 코리아 공식 유튜브 채널

 위 사진을 보면 영화 타짜에서는 어두운 공간에 있는 배우의 측면에서 조명을 비춰 배우의 주름, 수염 같은 얼굴의 세밀한 부분을 명암 대비를 통해 잘 보여주었다. 이는 긴장감 넘치는 급박한 상황을 고조시켜주며 관객들에게 생생한 생동감을 전달한다. 아래에 위치한 사진의 화장품 광고에서는 전체적으로 밝은 분위기에서 정면 확산 조명을 비추어 배우의 매끈하고 맑은 피부를 연출했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매끈한 피부를 보여주어야 하는 광고 제품의 특성을 잘 파악하여 그에 맞는 조명 기법을 사용했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같은 영상이라도 어떤 분위기를 연출할지, 어떤 상황을 표현할지, 그리고 영상의 목적이 무엇인지 등에 따라 사용되는 조명과 영상 기법도 천차만별이다. 사실 촬영에서의 조명이라고 하면 그저 배우 앞에 위치한 커다란 반사판의 모습만 떠올랐었는데, 조명의 세밀한 위치와 방향까지도 다 제작자의 계획하에 만들어졌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앞으로 배우고 접하게 될 다양한 조명 기법과 영상의 미학성을 높이는 또 다른 방법들이 무엇이 있을지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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