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What If

▲ ⓒ네이버영화

 

영화에서 윌리엄은 애나를 거절했던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고 애나를 찾아 기자회견으로 간다. 그 기자회견에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떠나려고 했던 영국에서 둘은 행복하게 사는 모습으로 막이 내린다. 이런 영화의 결말과는 다르게 윌리엄이 애나를 찾아가지 않았다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다.

만약 윌리엄이 애나를 다시 찾아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후회는 똑같이 했을 것이다. 다만, 후회의 깊이가 더 깊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다시 애나에게 가고 싶은 마음은 있겠지만 가지 않았다면 그 이유는 두려워서 그랬을 것이다. 얇은 유리 같은 자신의 마음을 보호하기 위해서 말이다.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만 다시 찾아갈 용기가 없는 윌리엄과 마지막으로 용기를 내어 찾아왔지만 거절을 당하고 영국을 떠난 애나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영화가 끝이 날 것이다. 아마 마지막 장면은 서로를 너무 사랑해서 더 욕심낼 수 없는 둘의 모습인 새드엔딩.

다들 한 번쯤은 들어봤을 만한 말이 하나 있다. 만나게 될 인연은 언젠가는 꼭 만나게 된다는 말 말이다.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윌리엄과 애나가 그런 인연이라고 생각했다. 영화의 중간중간에서도 윌리엄과 애나의 사이는 멀어졌다가도 다시 가까워지는 것을 반복한다. 그래서 영화의 끝도 마지막에는 서로 다시 만나는 것으로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렇다면 윌리엄이 애나를 다시 찾아가지 않았다고 했을 때, 몇 년이 지난 후 다시 만난다면 어떨까 생각했다.

몇 년이 3년일지, 20년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때 둘의 모습이 어떨지도 아무도 모른다. 가정을 이루어 자신의 아이들이 있을 수도, 아니면 상대를 잊지 못해 아직도 혼자일 수도 있다. 아무도 모르는 몇 년 후에 아무도 상상할 수 없는 각자의 모습으로 서로 마주칠 것이다. 이때 다시 사랑을 시작하자고 만나는 건 원하지 않는다. 그저 길 가다가 아는 사람을 마주치는 것처럼 만나길 바란다. 세월이 지나도 서로를 한 번에 알아보고 그저 그 자리에 서서 서로를 바라보고만 있다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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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꼭 이루어져야만 아름다운 사랑인 것은 아니다. 사진을 보고 그때의 추억이 떠오르는 것처럼, 옛사람을 보고 그 사람과 사랑했던 순간이 떠올랐을 때 행복하다면 그것 또한 아름다운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시 마주친 윌리엄과 애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서로를 보고 그저 웃으며 바라보다가 다시 각자 갈 길을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길을 걸어가면서 서로의 머릿속에는 똑같은 생각이 자리 잡고 있기를 바란다. 정말 아름다운 사랑을 했었고, 당신을 사랑했던 그 순간을 후회하지 않는다는 생각 말이다.

꼭 서로가 다시 만나서 완성이 되는 것만 사랑이 아니라, 아름다운 추억으로 묻을 수 있는 것도 사랑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 주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만약 이렇게 영화가 진행되었다면, 어떤 사람은 해피엔딩을 좋아하는 사람의 마지막 발악이라고 할 수도, 원래 이렇게 되어야 한다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해피엔딩을 좋아해서 계속 헤어져도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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