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What if

▲ ⓒ네이버영화

기자들의 플래시가 윌리엄의 좁은 집안을 밝혔다.

 

신문에는 애나의 얘기로 가득했다. 가십들은 애나에게 화살이 되어 돌아왔다.

 

그렇게 그들은 서로 멀어졌다. 윌리엄은 텔레비전으로, 애나는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생각하며 배우 생활에 충실하기로 한다. 윌리엄은 아쉽게도 그렇지 못했지만.

 

1년 동안 윌리엄은 그녀가 방문한 자신의 서점의 문만 열리면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그곳에는 평범한 손님만 있을 뿐 그녀는 없었다. 

 

하루가 1년인 것 같으면서도, 정신을 차렸을 때는 그녀와 만났던 봄이 오곤 했다. 그녀를 기다렸지만 오지 않았고, 윌리엄은 술로 나날이 버텨만 갔다. 점점 스스로를 망치는 윌리엄을 아는지 모르는지 애나는 자신의 길을 개척해나갔다.

 

‘당신은 저렇게 빛나는군요. 이제는 당신을 놓아주고 싶어요.’

 

엉망진창인 집 안. 집에서 진동하는 술 냄새. 애나를 놓고 싶었지만 그리 쉽게 놓지 못했다. 술을 통해 그녀를 잊으려 했다. 술은 그에게 독이었고, 이제 술 없이는 잠이 들지 못했다.

 

10년이 흘렀다.

 

윌리엄이 바닥까지 추락할 때, 애나는 영국을 대표하는 배우가 됐다. 애나는 배우로서, 감독으로서 영화를 제작하게 된다.

 

[애나 스콧, 이제는 감독이자 배우로 영화 노팅힐 만들다.]

 

[노팅힐,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

 

신문과 뉴스가 떠들썩해진다.

 

똑똑

 

밖으로 나가자 신문 한 부와 그사이에 끼워진 영화 표가 집 앞에 놓여 있었다. 윌리엄은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을 진정시키고자 위스키를 마셨다. 주위를 둘러보았을 때 애나는 없었다. 그렇지만 윌리엄을 알 수 있었다. 애나가 두고 간 것이라는 것을.

 

영화 표를 들고 그는 영화관으로 갔다. 거대하게 붙은 노팅힐 포스터.

 

‘난 노팅힐에 살고, 당신은 베버리 힐스에 살죠.’

 

10년 전 그가 그녀에게 한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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