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What if

▲ ⓒ노팅힐
 
윌리엄은 노팅힐에서 작은 여행 서점 하나를 운영하며 살고 있다. 단조롭기만 하던 어느 날, 윌리엄의 작은 문을 열고 애나가 들어온다. 윌리엄은 그녀를 알아보지만 절대 아는 척하지 않는다. 그저 가게에 찾아온 한 손님으로 여기고 애나와 일정 거리를 유지한 채 가게 사장으로서만 애나를 대한다. 하지만 만약, 이때 윌리엄을 애나를 알아보고 호들갑 떨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애나는 정상의 위치에 서서 분명 행복한 시간을 보냈겠지만 그에 수반되는 고통과 스트레스가 분명 존재했을 것이다. 그런 애나에게 가장 필요한 건 자신을 내려놓고 마음을 편히 쉴 수 있는 쉼터같은 존재였을 거다. 마침 우연히 윌리엄의 조용해보이는 가게는 애나의 마음을 끌었을 것 같다. 윌리엄의 서점이 만약 교보문고처럼 사람이 엄청 북적이는 곳이었다면 아마 애나는 그곳에 들어오지 않았을 거다. 윌리엄은 파리가 날린다고 했던 서점이 애나에게는 하나의 안식처가 된 것이다.
 
그런 조용한 서점에서 만난 윌리엄도 가게의 분위기를 꼭 닮은 조용하고 차분한 사람이었다. 애나는 자신을 보고도 그저 평범한 손님처럼 대하는 윌리엄에게 호기심과 호감을 느꼈을 거고, 윌리엄이 자신이 찾던 그런 존재라고 얼핏 생각했을 것 같다. 하지만 이때 윌리엄이 애나를 보고 이렇게 반응했다면 어떨까?
 
 
 
"당신 애나 스콧 맞죠?!"
 
 
 
애나는 아마 당황해서 선글라스를 끼고 가게를 나가버렸을 거다. 그리고 아마 다시는 그 서점으로 오지 않았을 거다. 너무 당연한 결과다.
 
우리는 애나처럼 톱스타는 아니다. 하지만 언제나 내 안식처가 될 사람을 찾고 찾으며 살 것이다. 그리고 그런 당신 역시 누군가의 안식처가 될 수 있다. 윌리엄이 애나를 만날 수 있었던 건 그가 애나의 안식처가 되어줬기 때문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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