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영화

‘무한정’이라는 대답을 나오게 한 기자회견 장면. 윌리엄은 애나의 마음을 거절한 것이 잘못된 것임을 알고 도로를 엉망으로 만드는 것도 개의치 않고 애나가 있는 곳으로 달려간다. 윌리엄의 재치 있는 질문과 눈빛은 애나의 마음을 되돌리기에 충분해 애나는 무한정 노팅힐에 남기로 했다.

만약 윌리엄이 기자회견장에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했다면 어떤 결말이 기다렸을지 궁금해졌다. ‘인생은 타이밍’, ‘사랑은 타이밍’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쓰이는데 사랑과 인생은 타이밍이 맞다는 생각을 한다. 영화의 초점에 맞추어 사랑에 집중해보자면 인생보다 조금 더 타이밍이 필요한 것 같다. 사랑에 빠지는 마음은 타이밍이 그다지 필요하지 않지만 자신의 감정을 고백할 때 너무 뜸을 들이면 상대가 지칠 수도 있고, 너무 조급하게 고백하면 좋아하는 마음이 부담스러워 사랑을 하지 못하는 경우와 헤어짐에도 너무 이른 헤어짐은 상대와 자신에게 큰 상처를 주고 미룬 이별은 남남도 아닌 사랑하는 연인도 아닌 그냥 사랑한 시간도 다 잊히는 개인이 되게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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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하는 중에도 상대에게 상처를 줬을 때 사과를 전해야 할 타이밍과 화를 더 이상 내지 않아야하는 타이밍, 내가 하고픈 말을 할 타이밍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타이밍 사랑 속에서도 셀 수 없는 아주 많은 타이밍에 마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윌리엄이 애나의 기자회견장에 기자회견이 끝나고 도착을 했다거나 혹은 기자회견을 하기 전에 도착을 했다면 왠지 애나와 윌리엄이 해피엔딩을 마주하지 못했을 것 같다.

생각보다 상대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두고 삶을 함께하는 것도, 자신의 삶에서 새로운 사람과 삶을 이루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라서 윌리엄이 애나의 고백을 거절했던 것도 거절하는 마음을 받고 기자회견장에서 마무리를 하고 떠나려고 마음먹은 애나의 굳은 마음도 자신의 유명함이 윌리엄에게 부담이 될 것 이라는 생각을 하는 애나가 과연 조금 이르거나 늦은 상황에서도 무한정 남아 함께하겠다는 대답을 했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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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정 남겠다는 대답을 한 것은 아마 완벽한 타이밍에서의 윌리엄의 질문이었다. 영화의 명장면이 된 이유도 기자회견이 끝날 무렵 도착하고 마지막 질문이 되었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면서 나는 타이밍에 대해 생각했다. 꼭 이 장면이 아니더라도 영화 속에서 엇갈리는 수많은 타이밍들을 보면서 나는 어떤 타이밍을 마주하고 있는지 생각하게 된다. 꼭 사랑이 아니더라도 나의 인생에서의 타이밍을 위해서 윌리엄처럼 도로가 엉망이 되는 건 개의치 않는 듯 애나를 향해 달려가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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