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면서 무수히 많이 접해온 주류광고의 모습은 항상 비슷한 패턴이었다. 맥주잔에 가득 따라진 맥주를 벌컥벌컥 마시며 시원한 듯한 표정을 짓는 모델, 소주잔에 시원한 소주를 따라 마시며 상쾌한 듯 미소를 짓는 모델의 모습 등이 떠오른다. 아래 사진은 맥주회사 카스 광고의 한 장면이다. 앞서 말했듯이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키며 ‘캬’하는 소리를 낸다. 이 광고에는 30초라는 시간 동안 맥주를 직접 마시는 장면이 5번이나 나온다. 소주 광고도 마찬가지이다. 참이슬은 푸른 빛의 청아한 느낌을 강조하는 광고를 오랫동안 만들어왔다. 소주를 푸른 잎에서 떨어지는 맑은 이슬에 비유하며, 마시고 상쾌한 듯 ‘캬’ 소리를 내는 것도 빼놓지 않는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주류광고를 더이상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무슨 이유일까?

▲ CASS 공식 유튜브
▲ HITEJINRO 공식 유튜브

  술은 담배와 같이 1급 발암물질으로 분류되고 음주로 인해 목숨을 잃는 사람은 2017년 한 해 기준 4800여명으로 이로 인해 손실되는 사회적 비용은 9조원이 훌쩍 넘는다고 한다. 또 약 1년 전인 2018년 9월, 부산에서 만취 운전자가 낸 사고로 22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목숨을 잃은 한 청년의 안타까운 사건이 세상에 드러나며 많은 사람의 공분을 샀고 같은 해 12월, 음주운전 처벌기준이 강화되었다. 이후 만연한 집단적 음주 문화와 음주에 대한 우리 주변의 관용적 시선들에 대한 문제 제기가 활발해졌다. 흡연에 비해 음주에 대한 시선은 지나치게 관대하다는 평가이다. 더불어 현재 청소년 음주 문제도 심각하다는 의견을 바탕으로 주류광고업계에도 큰 변화가 생기게 되었다. 복지부는 주류 광고기준을 상향 조정했다. 시원한 목넘김을 강조하고 다 마신 후에는 ‘캬’ 소리를 내는 게 트레이드 마크였던 주류광고는 더이상 ‘술을 마시는 모습’을 노출시킬 수 없게 되었다. 물론 술을 마시는 소리 또한 들려주어선 안 된다. 또 특정 채널에 한하여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의 시간 동안은 주류광고를 내보낼 수 없다. 이 모든 것이 음주 행위를 유도하고 대중들이 음주를 일상적인 것으로 바라보게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는 인정할 수밖에 없지만, 주류광고 업계에는 빨간 불이 켜졌다. 기존의 방법이 아닌 새로운 기준에 맞게 제품을 광고해야 한다.

▲ 오비맥주-대구치맥페스티벌

  그렇다면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새롭게 진행할 수 있는 주류회사의 광고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먼저 다양한 페스티벌 스폰서쉽을 진행할 수 있다. 경북에는 대표적으로 대구의 ‘치맥 페스티벌’이 있다. 카스에서는 6년 동안 대구의 치맥 페스티벌을 공식 후원하며 행사장 곳곳에 라운지와 펍, 포토존 등을 만들어 소비자와 소통하는 프로그램들을 진행해왔다. 또 다른 주류회사 ‘하이네겐’에서는 EDM 페스티벌 ‘하이네켄 프레젠트 스타디움’을 개막하여 티켓을 구매하는 방법으로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였고 이후 티켓이 순식간에 매진되는 등 뜨거운 인기를 얻었다. 주류회사에서 지역사회와 협업하여 축제 후원으로 광고 효과를 얻는 방법이다. 또 다른 방법은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바이럴마케팅이다. 인플루언서란 일정한 파급력을 가진 유명인을 말하는데, 이들에게 제품과 광고료를 지급하고 광고 효과를 얻는 것이다. 최근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의 SNS 사용량이 많아지고 이들의 영향력이 점점 더 막대해짐에 따라 활발히 사용되고 있는 바이럴마케팅 방법이다.

  사회적 분위기 형성과 사회 문제 제기로 주류 광고기준이 상향 조정됨에 따라 기존의 광고 방식은 사용할 수 없게 되고 앞으로의 주류광고에도 크고 작은 변화가 생기게 되었다. 광고 업계도 사회·문화적 움직임에 따라 변화한다. 앞으로 주류업계에서 어떤 방식의 TV 광고와 마케팅을 진행할지 또 다른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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