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떨 때 '장애'라는 말을 쓸까요? 무언갈 제대로 해내지 못하거나, 당연한 것을 모를 때 ‘장애’라는 말을 쓰곤 한다. 또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오래 고민하는 사람에게 '결정 장애'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렇듯 우리는 무언가 부족하고, 서툴고, 해내지 못할 때 ‘장애’라는 말을 쓰곤 한다. 우리 안에‘장애’는 부족하고, 서툴고, 잘 해내지 못한다는 인식이 있는 것이다. 여기 ‘장애인 노동자’에 대해 말하는 광고가 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 제작한 광고, ‘나는 장애인이지만 내 일에 장애는 없습니다.’는 지각을 해 뛰어가는 비장애인 노동자와 장애인 노동자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실수를 하거나, 야근을 하는 노동자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누구나 그렇듯이 말입니다.’라는 문구와 내레이션이 나온다.
이후 ‘우리도 다르지 않습니다.’라는 문구와 내레이션과 함께 각자의 일터에서 일을 하는 장애인 노동자들의 모습들을 보여주고 ‘회사를 사랑하고 동료를 아끼는 그저 평범한 구성원 중 한 명이니까요. 나는 장애인이지만 내 일에 장애는 없습니다.’라는 말로 광고는 끝이 난다.
이 광고는 처음부터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구분 없이 모두가 각자의 삶을 사는 모습을 보여준다.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지만 우리가 사는 사회에선 일부러 신경 쓰며 살펴보지 않는 이상 거리를 다니는 장애인은 잘 보이지 않는다. 분명 사회에 존재하는 한 구성원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무심코 장애인에 대한 이야기나 광고를 할 때면 큰 고난을 이겨내고 살아나가는 사람, 도움이 필요한 사람 등등 커다란 일을 해낸 듯 신격화하거나, 불우이웃처럼 묘사할 때가 있다. 하지만 이 광고는 장애인을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바라보고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라는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아쉬운 점이 하나쯤은 있을 법도 한데, 몇 번을 다시 보아도 아쉽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없었다. 만약 아쉬운 점이 있었어도 광고의 마지막 ‘나는 장애인이지만 내 일에 장애는 없습니다.’라는 문구를 보고 나면 아쉬운 점을 잊어버리지 않을까. 내가 처음 광고를 보고 난 후엔 마지막 문구가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다. 문구 자체가 좋기도 했지만 40초 동안 광고가 말하고자 한 모든 메시지를 한 번에 담아낸 카피라고 생각한다. 광고의 중심을 담아내는 카피와 함께 등장하는 당당한 자세의 노동자들의 모습으로 끝을 내는 마지막 장면은 광고를 다시 찾아보고 만들고, 오랜 여운을 남겨주었다.
사람은 누구나 처음 해보는 일은 가르쳐 주더라도 헷갈려 하거나, 어려워하고 실수를 하기도 한다. 한 번에 완벽하게 해내는 것이 실수하는 것보다 드물다. 여기서 말하는 사람에는 비장애인뿐만 아니라 장애인도 포함된다. 우리는, 사회는 그동안 비장애인이 실수하면 개인의 능력 부족을 탓하거나, 개인에게 책임을 묻고 격려하지만, 장애인이 실수했을 땐 ‘장애가 있다’라는 이유로 개인이 아닌 ‘장애인’집단 전체의 능력 부족으로 말하거나 생각하진 않았을까?라는 의문을 던져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