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떨 때 '장애'라는 말을 쓸까요? 무언갈 제대로 해내지 못하거나, 당연한 것을 모를 때 ‘장애’라는 말을 쓰곤 한다. 또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오래 고민하는 사람에게 '결정 장애'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렇듯 우리는 무언가 부족하고, 서툴고, 해내지 못할 때 ‘장애’라는 말을 쓰곤 한다. 우리 안에‘장애’는 부족하고, 서툴고, 잘 해내지 못한다는 인식이 있는 것이다. 여기 ‘장애인 노동자’에 대해 말하는 광고가 있다.

▲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공식 유튜브 채널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 제작한 광고, ‘나는 장애인이지만 내 일에 장애는 없습니다.’는 지각을 해 뛰어가는 비장애인 노동자와 장애인 노동자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실수를 하거나, 야근을 하는 노동자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누구나 그렇듯이 말입니다.’라는 문구와 내레이션이 나온다.

▲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공식 유튜브 채널

 이후 ‘우리도 다르지 않습니다.’라는 문구와 내레이션과 함께 각자의 일터에서 일을 하는 장애인 노동자들의 모습들을 보여주고 ‘회사를 사랑하고 동료를 아끼는 그저 평범한 구성원 중 한 명이니까요. 나는 장애인이지만 내 일에 장애는 없습니다.’라는 말로 광고는 끝이 난다.

▲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공식 유뷰트 채널

 이 광고는 처음부터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구분 없이 모두가 각자의 삶을 사는 모습을 보여준다.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지만 우리가 사는 사회에선 일부러 신경 쓰며 살펴보지 않는 이상 거리를 다니는 장애인은 잘 보이지 않는다. 분명 사회에 존재하는 한 구성원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무심코 장애인에 대한 이야기나 광고를 할 때면 큰 고난을 이겨내고 살아나가는 사람, 도움이 필요한 사람 등등 커다란 일을 해낸 듯 신격화하거나, 불우이웃처럼 묘사할 때가 있다. 하지만 이 광고는 장애인을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바라보고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라는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아쉬운 점이 하나쯤은 있을 법도 한데, 몇 번을 다시 보아도 아쉽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없었다. 만약 아쉬운 점이 있었어도 광고의 마지막 ‘나는 장애인이지만 내 일에 장애는 없습니다.’라는 문구를 보고 나면 아쉬운 점을 잊어버리지 않을까. 내가 처음 광고를 보고 난 후엔 마지막 문구가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다. 문구 자체가 좋기도 했지만 40초 동안 광고가 말하고자 한 모든 메시지를 한 번에 담아낸 카피라고 생각한다. 광고의 중심을 담아내는 카피와 함께 등장하는 당당한 자세의 노동자들의 모습으로 끝을 내는 마지막 장면은 광고를 다시 찾아보고 만들고, 오랜 여운을 남겨주었다.

▲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공식 유튜브 채널

 사람은 누구나 처음 해보는 일은 가르쳐 주더라도 헷갈려 하거나, 어려워하고 실수를 하기도 한다. 한 번에 완벽하게 해내는 것이 실수하는 것보다 드물다. 여기서 말하는 사람에는 비장애인뿐만 아니라 장애인도 포함된다. 우리는, 사회는 그동안 비장애인이 실수하면 개인의 능력 부족을 탓하거나, 개인에게 책임을 묻고 격려하지만, 장애인이 실수했을 땐 ‘장애가 있다’라는 이유로 개인이 아닌 ‘장애인’집단 전체의 능력 부족으로 말하거나 생각하진 않았을까?라는 의문을 던져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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