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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연

 

 

“얘야, 중심을 잘 잡고 흔들리지 말거라. 중심이 흔들리면 모든 것이 망가진단다.”

 

어렸을 때부터 들었던 말들은 나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외동으로 자란 만큼 모든 기대를 한꺼번에 다 받고 자랐다. 모두 나에게 잘 대해주고 많은 사랑을 주었지만, 그 중심에는 본인들의 욕심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 사람들의 중심은 본인들의 이익이었다. 이익이라는 단어만 듣고 재수 없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나는 그런 사람들도 부러웠다. 왜 부럽냐고? 나는 내 중심이 무엇인지 모르니까.

 

어른들은 나에게 항상 중심을 흔들리지 말라고 했다. 나는 이 말을 들을 때마다 묻고 싶었다.

 

‘나의 중심이 뭔가요? 내 중심이 있기는 한 거예요?’

 

어렸을 때부터 어른들이 하라는 대로 자라온 나, 시키는 대로 하는 나, 반항 한 번 하지 못한 나. 이렇게 나를 세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런 나에게 중심을 흔들리지 말라고 하는 어른들은 내 중심이 뭔지 알고 말하는 걸까 단순한 궁금증이 생겼다. 나는 나의 삶이 아닌 누군가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나의 중심이 뭔지 알고 흔들리지 않게 잡을 수 있을 것인가?

 

“네 중심은 네 안에 있는 건데, 네가 모르면 어떡하니?”

 

맞다. 내 중심은 내 안에 있는 거지. 중심을 모르겠다고 하면 다들 어이없어한다. 하지만 나는 진짜 모르겠다. 다른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 중심은 이미 알고 있다. 잘하고 잘해야 하는 그런 중심. 그러나 내 말은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중심이 아니라, 정말 나 자신의 중심이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는 말이었다.

 

나도 내 중심을 모르는데 사람들은 내 중심을 아는 것처럼 말한다. 물어보고 싶었지만, 이상한 아이로 볼까 봐 참고 살았다. 이제야 나의 중심을 알아보려고 했으나 나의 중심은 이미 사라진 상태였다. 아니, 사실대로 말하면 곪아서 회복 불가인 상태였다. 이 사실을 알자마자 억울하고 화나서 눈물이 나왔다. 이런 상태가 될 때까지 왜 아무도 말을 해 주지 않은 것이며, 나는 왜 가만히 있었던가. 남의 평가를 왜 그리도 무서워하며 살아온 건가.

 

나는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까. 회복 불가인 나의 중심을 어떻게 살려야 할까. 회복 불가인 상태로 있는 게 답인지, 회복하려고 노력해야 하는 게 답인지 모르겠다. 누군가가 나에게 정확한 답을 알려줄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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