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영화

아들 기우는 지하실에 갇힌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지하실에 사는 자신이 한순간에 출세를 하고 돈을 버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의욕충만하던 그의 의욕은 잦은 실패로 시들해지고 사회에 대한 불만만 가득 쌓여 간다.

문득 방에 앉아 방법을 궁리하던 그는 다솜이의 생일날 다혜에게 건내던 한마디가 문득 생각난다 “다혜야 나도 잘 어울려?” 더 이상 이렇게는 빠른 시일에 아버지를 구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기우는 지금 살고 있는 외국인 부부의 가정부를 고용한 회사에 지원한다.

회사에 들어간 기우는 가정부에게 허점은 없는지 잘못된 점은 없는지 찾아보다 그녀의 비자가 곧 만기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녀를 더 이상 가정부 일을 하지 못하게 손을 쓴다.

아들의 술수로 가정부로 들어가게 된 엄마는 단기 속성으로 배운 영어 회화를 사용하면서 남편을 빼 줄 시기를 호시탐탐 노린다. 분명 부부와 자녀들이 집에 있는 날들이 많이 없다고 했는데 웬걸 해달라는 것도 많고 치워달라는 것도 너무 많다. 너무 초초한 탓인지 잦은 실수들에 외국인 부부의 화는 쌓여만 가고 아들에게 잘릴 것 같다고 불안한 기색을 내비친다.

그러던 어느 날 외국인 부부가 저녁 약속이 있다고 한 날이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를 잘 사용해야겠다고 의지를 다지며 아들은 몰래 집으로 들어온다. 아버지를 다시 보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던가 집으로 들어온 아들이 묻는다.

 

“엄마 한 번은 몰래 내려가봤어야지!”

“얘는 그때 그 가정부 갑자기 관둔 뒤로는 얼마나 사사건건 간섭을 했는지 알아? 내가 이렇게 오래 버틴 것도 기적이야”

 

아들과 엄마는 한 발짝 한 발짝 지하실로 다가간다. 문을 열고 지하를 내려가는데 삭막하고 고요한 기운이 둘을 감싼다. 지하를 내려갔는데 아빠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그때 작년 이맘때 지하실에서 만난 아저씨처럼 아빠가 침대에서 손가락을 빨고 있다.

 

“아빠 아빠 뭐해?”

“여보! 여보!”

 

너무 오래 지하실에 있었던 탓인가 앙상하게 마른 아버지는 한마디로 맛이 갔다. 그때 예상치 못하게 부부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아버지는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그때 그 아저씨가 했던 것처럼 이마로 버튼을 쿵쿵 누른다.

 

“엄마 어쩔 거야 응? 어떻게 해 우리!”
 

엄마의 핸드폰으로 사모님의 문자가 찍히고 벨이 울리는데 엄마는 황급히 소리를 끈다. 엄마는 계단을 빠른 속도로 올라가서는 지하실 문을 닫는다.

아들은 문을 닫고 내려오는 엄마를 한번, 그리고 버튼을 이마로 누르고 있는 아빠를 한번 바라본다.

 

“아씨...뭐야 이제 우리 반지하가 아니라 지하실에서 사는 거야?”

 

 

 

 

 

 

 

 

저작권자 © MC (엠씨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