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What If

▲ ⓒ기생충

박 사장을 살해한 뒤 기택은 기정에게 달려가 멍하니 기정의 마지막 모습을 보며 끝내 울부짖는다. 기정은 그런 기택의 손을 꼭 잡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결국 손을 놓치고 만다.

 

“아빠ㆍㆍㆍ일어나 출근해야지”

 

기정의 목소리에 잠에서 깬 기택 하지만 오늘도 꿈이었다. 기정의 죽음이 가장으로서의 자신의 무능함 때문이라 생각하는 기택은 매일같이 힘겨운 수감생활을 이어나간다.

 

그 후 6개월 만에 기우가 깨어나고 기우는 기정과 기택을 차례로 찾아간다.

 

 

“기정아.. 오빠가 많이 늦었지?”

“지금 네가 있는 곳에서는 꼭 기정이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살아.. ”

“못난 오빠 동생으로 태어나줘서 고마웠어 기정아”

 

한동안 기정의 사진을 멍하니 바라보며 기우는 발길을 돌리지 못한다.

 

기정을 박 사장 집으로 끌어들인 게 기정을 죽음으로 이르게 한 거 같아 기우 역시도

기택과 마찬가지로 기정에 대한 죄의식 속에 힘든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얼마 후 마침내 기우는 기택을 찾아간다.

 

한참 동안을 서로를 바라보는 기택과 기우 두 부자는 말없이 눈으로 많은 대화를

하고 있는 듯하다.

 

기우가 먼저 힘들게 입을 뗀다.

 

“아버지ㆍㆍㆍ몸은 괜찮으세요?” 

 

“그래 기우야 나는 괜찮다 너는 괜찮니?”

 

“ 네 아버지 저는 괜찮아요..”

 

그렇게 서로의 안부만을 물은 채 다시 정적이 흐르고 이번엔 기택이 힘겹게 입을 뗀다.

 

“기정이 기우 너희 둘한테 내가 부모로서 책임을 못 다한 거 같아 면목이 없구나 미안하다..”

 

기우 한참을 생각하다 질문한다.

 

“세상에 정해진 답이 있다면 그 답은 누가 만들어 냈을까요?”

 

“법이라고 하는 답에도 가진 사람 앞에 다르고 왜 없는 사람 앞에 다를까요?”

 

기택 말을 잊지 못하고 마지막으로 한마디 한다.

 

“아들아 너는 어느 것 앞에서도 억울하지 않을 힘을 길러라 세상이 그렇다.”

 

기우는 결의에 찬 눈으로 기택을 바라보며 말없이 자리를 일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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