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네이버 영화

어느 날 갑자기 UFO와 함께 지구에 뚝 떨어진 외계인 ‘피케이’는 지구에 도착하자마자 웬 남자에게 훗날 우주로 돌아갈 유일한 수단인 UFO의 리모콘을 도둑맞게 되면서 좌충우돌 지구 표류기가 시작된다. 리모콘을 찾아야만 살던 행성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에 닥치는 대로 지구인 아무한테나 물어봤지만 하나같이 그것은 오로지 ‘신’만이 알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피케이는 실체도 없이 지구란 곳에 너무나도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그 정체모를 ‘신’을 찾기로 하지만 도무지 이 지구란 데는 신이 많아도 너무 많아서 혼란스럽기만 하다.

영화 ‘피케이: 별에서 온 얼간이’는 관객들에게 우리를 만든 신, 어쩌면 우리가 만든 신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 라는 사소하고도 근원적인 질문과 우리가 살면서 의문을 가질 생각조차 해보지 않은 문제들로부터 한 발치 물러나 탐구할 기회를 제공해 준다. 처음 접해 본 발리우드 영화였기 때문에 조금은 생소하기도 했지만 꽤 신선하고 재밌었던 영화였다. 아무것도 모르는 외계인의 시각으로 본 지구란 별의 이해할 수 없는 문화와 종교, 예절은 아무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은 채 우리가 암묵적으로 지켜 온 세상의 관습에 대해 당찬 물음표를 던졌다.

▲ 출처- 네이버 영화

다소 무겁다 생각할 수 있는 주제인 ‘종교’라는 문제에 대해 외계인 피케이의 우스꽝스러움과 익살스러움으로 잘 풀어내 웃음과 동시에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종교라는 소재는 사람들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는 것이기도 한데, 이 영화의 주인공은 종교인도 비종교인도 아닌 ‘제 3자’인 외계인이므로 기존의 종교 영화들과는 차별점이 있었다. 종교같이 진지하고 굵직한 주제를 외계인의 분실물 되찾기라는 가벼운 줄거리로 풀어갔고, 또 그 줄거리 안에서 세상에 대한 여러 가지 의문점들과 종교에 대한 근원적 질문들을 풀어냈다는 것에 굉장히 좋은 영화라 느꼈다.

원래 이 영화의 원본버전은 150분이 넘지만 국내에서 개봉된 버전은 발리우드영화 특유의 뮤지컬 씬이 20분 정도 편집된 버전으로 총 129분의 러닝타임으로 짜여졌다. 결말은 다소 확고하지 못한 채 찜찜하게 끝난 감이 있지만 정답이 없는 종교란 문제에 대해 중립을 지키며 마무리했기 때문에 꽤 괜찮은 마무리였다고 생각한다.

▲ 출처- 네이버 영화

이 영화를 보면서 비종교인이기 때문에 무관심하기도 했었던 종교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보았는데 문득 예전에 책에서 본 구절이 떠올랐다. ‘죽음이 있기 때문에 종교가 존재하는 것이다’. 인간은 궁극적으로 죽음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죽음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해줄 신의 존재를 긍정함으로써 신에게 의지 하고 있다고 한다. ‘신께 기도하라 그리하면 신께서 굽어 살펴주실 것이다.’ 하지만 신이 그렇게 하고 있다는 걸 알려주는 것은 결국 인간이 아니었나하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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