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발암가족

ⓒ네이버영화

나는 좀비 드라마 하면 떠오르는 워킹데드를 보고 좀비에 빠져 최소 50편의 좀비 관련 드라마와 영화를 찾아봤다. 많은 작품 중에 가장 대중화됐던 ‘'28주 후'’라는 작품에 대해 리뷰하겠다.
다들 고등학생 때 선생님이 수업하기 싫을 때 틀어주신 영화 중에서 그때 유행했었던 '28주 후'를 봤을 것이다. 정말 이 영화는 내내 누가 내 명치를 때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내가 봤던 수많은 좀비 영화 중 최고의 민폐는 '28주 후'의 돈 가족일 정도다. 이제 줄거리를 살펴보자.

영화는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영국에서 돈 가족이 별장 같은 곳에 피신해있는 장면부터 시작한다. 피신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좀비 때가 들이닥치고 남편은 아내를 버리고 도망친다. 아이들은 죽은 줄 알고 있었던 어머님의 사진을 얻기 위해 보호구역을 몰래 벗어난다. 하지만 엄마 앨리스는 항체를 가지고 있어 살아있었고 군인들에 의해 운송된다. 남편이 격리실에 들어가 아내에게 키스했고 감염이 되어 보호구역을 박살 내버렸다. 이후 감염 사실을 숨기고 프랑스로 넘어간 두 남매는 영국에서 시작된 바이러스가 유럽 전역에 퍼져버렸다. 결국, 한 가족이 인류멸망의 신호탄을 쏴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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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영화에서 민폐 캐릭터는 빠질 수 없는 요소이다.
이 민폐 캐릭터들의 특징은 생존 욕구가 강해 자신의 목숨을 위해서라면 배신과 거짓말을 저질러 타인을 죽음으로 내몬다. 또 이들은 겁이 많아서 위험한 일은 절대 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생명력 하나만큼은 3억 5천만 년을 살아온 바퀴벌레만큼이나 끈질기며 죽기 전까지 끊임없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괴롭힌다.

그런데 말이다. 만약 좀비 세상이 된다면, 우리는 이기적이고 겁쟁이인 캐릭터들을 욕할 수 있을까? 나는 영화를 보며 민폐 캐릭터야말로 보편적인 인간의 본성을 담고 있다고 생각했다. 인간은 힘들거나 극한의 상황이 오면 분열하고 이기적으로 생각하기 마련이다. 예를 들자면 본인이 군대에서 한 달간 호국훈련을 나갔던 적이 있다. 첫 주는 서로 협동하고 배려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몸이 힘들고 정신이 지치니 서로가 예민해져 갈등이 생기고, 이기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몇몇 있었다. 실제로 극한의 공포를 느끼고 몸이 힘든 상황이 된다면 대부분 사람은 좀비 영화 속 멋진 주인공처럼 행동할 수 없을 것이다.

다시 '28주 후'로 돌아오자. 나는 돈 가족 중 최고 민폐 캐릭터인 돈의 행동을 보며 ’정신이 극한으로 내몰리면 저럴 수도 있겠구나‘하고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말도 듣지 않고 생각 없이 행동했던 아이들에게 큰 분노를 느꼈었다. 만약 국가 단위로 큰일이 생겼을 경우 서로를 배려하며 침착하게 통제에 따른다면 '28주 후'와 같은 참사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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