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친구들과 함께 제주도로 떠났다. 제주도는 아주 어렸을 때, 부모님과 함께 가본이후로 한 번도 가지 않아서 비행기를 타는 순간에도 굉장히 설레었다. 당시 제주도는 우리 각자의 지인들이 몇 명씩은 여행하고 있을 만큼 많이들 가던 시기였다. 우리가 가기전날, 제주도의 날씨는 그렇게 좋지 못하다는 소식을 들었던 터라, 많은 걱정을 가지고 제주도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하지만 수하물을 찾고 제주공항 밖으로 나섰을 때, 우리의 걱정이 무색하리 만큼 제주도의 날씨는 맑았다. 아침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로 향한 우리는 렌트카를 받자마자 제주 김만복김밥으로 향했다. 제주도를 오는 사람이라면 한번은 먹으러 간다는 김밥집이었다. ‘만복이네 김밥’ 2개를 시켰고, 전복 내장과 함께 버무린 밥과 게란, 김이 전부였지만 왜 그렇게 사람들이 맛있다면서 사먹는지 알 것 같았다.

▲ 전명주

김밥으로 배를 채우면서 우리 제주여행의 첫 바다인 삼양 검은모래해변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짠 것처럼 아무도 없었고, 바다를 보고 흥분한 우리는 바다로 뛰어갔다. 아마 날씨만 춥지 않았더라면 물로 뛰어들었지 않았을까 싶다.

▲ 전명주

오랜만에 보는 겨울바다는 내가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좋았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과, 불어오는 바람과 파도소리, 내 옆에 있는 사람들까지 모든 게 완벽한 순간이었다. 제주도에 있는 바다는 다 가보자라는 마음으로 계획을 짠 우리의 다음코스 역시 해수욕장이었다. 바다를 따라 있는 현무암 바위 덕분인지 이전 해변과는 또 다른 느낌을 받은 함덕 해수욕장이었다.

배를 채우기 위해 우리가 간 곳은 월정리 해변 근처에 위치해 있는 ‘해적 라면을 훔치다’이다. 우리가 들어갔을 때 가게에는 식사를 하기 위해 온 가족 한 테이블밖에 없었다. 주인아저씨 혼자 운영하는 것 같았는데, 아저씨는 누가 봐도 관광객인 것 같은 우리에게 주변에 가볼만한 곳을 추천해주시고, 테이블 마다 후식으로 먹으라고 놓여있는 귤과 초콜릿가지를 더 챙겨주기도 하셨다.

▲ 전명주

든든하게 배를 채운 우리가 다음으로 향한 곳은 제주도에 오면 무조건 들러 인증샷을 남긴다는 유채꽃밭이었다. 도로 옆으로 늘어서 있는 유채꽃밭은 생각했던 장소와는 많이 달라 우리를 당황시키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왕 왔으니까 사진이나 남기고 가자는 마음으로 입장료를 지불하고 입장했다. 나를 포함한 4명이 떠난 제주도 여행에서 거의 전속 사진작가라고 할 만큼 친구들의 사진을 찍어주던 나는 그곳에서 역시 친구들의 사진을 찍어줬고, 그렇게 사진을 찍던 우리는 우리의 뒷 차례에 사진을 찍기 위해 줄서있던 사람들이 계속해서 사진을 부탁할 만큼 의도치 않게 유채꽃밭 ‘인싸’가 되어버렸다.

▲ 전명주

 

▲ 전명주


우리가 묵은 숙소는 오피스텔이었는데, 다시 제주도에 왔을 때 방문하고 싶을 만큼 만족스러운 숙소였다. 숙소로 오는 길에 동문시장에 들러 사온 회와 딱새우, 배달시킨음식, 마트에서 사온 술까지 푸짐한 저녁상을 먹으면서 제주의 첫날밤이 마무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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